"아들 납치됐다" 보이스피싱 막은 농협 직원

본문 이미지 - 전화금융사기 막은 농협직원 이용길 대리(가운데) © News1
전화금융사기 막은 농협직원 이용길 대리(가운데) © News1

(대구·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경북 안동의 한 농협 직원이 침착하고 발 빠른 대처로 전화금융사기를 막았다.

안동농협 북부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이용길(44) 대리가 주인공이다.

25일 안동농협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0시25분께 농협 조합원인 A(61)씨가 다급한 표정으로 3000만원에 달하는 예적금 담보대출을 신청했다.

창구업무를 보고 있던 이 대리는 계속해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는 A씨와 A씨 부인을 보면서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 대리는 "무슨 일로 큰돈이 필요하냐"며 사용처를 요구했고, A씨 부부는 이 대리의 눈치만 보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 대리는 A씨 부부가 송금을 요구한 상대 계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상대 계좌 주인의 나이가 너무 많은 것이었다.

전화금융사기를 직감한 이 대리는 자신의 직권으로 계좌를 정지시킨 후 A씨를 막아섰다.

그 순간 휴대전화 통화가 끊겼고, A씨는 "아들이 납치됐다"며 "돈을 송금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재차 휴대전화 벨이 울리자 이 대리는 휴대전화를 받지 못하도록 A씨를 제재한 뒤 다른 전화기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이 대리는 "전화를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은 전화금융사기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아들과 통화를 한 뒤 안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화금융사기를 막았다는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모든 게 전화금융 사기였다는 것을 알고서는 가슴을 쓰러 내렸다"며 "보이스피싱은 절대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직접 당해보고는 정말 황당했다"고 말했다.

안동경찰서는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이 대리에게 감사장과 부상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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