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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혼다·중고 아우디 새차로 '둔갑'…외제차 '배짱장사'

수입차 판매 늘면서 품질문제 속출…고객들 집단소송 움직임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2013-11-05 02:48 송고 | 2013-11-05 05:00 최종수정
혼다 중형세단 '어코드'© News1


국내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11%' 달성을 눈앞에 둔 수입차 업체들이 최근 '품질'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신차가 녹슨 채 출시되거나, 1억원이 넘는 스포츠카가 출고된지 하루만에 동력계통에 이상이 생기는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불량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배짱대응'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1일 혼다 중형세단 '어코드'를 구매한 서모씨(43)는 70km도 채 달리지 않은 새차를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다. 트렁크 몰딩 부분과 차량 하부에 녹이 심하게 슬어있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혼다코리아 측에 교환·환불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채 5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 혼다코리아 측으로부터 "녹슨 부분은 안전상에 문제가 되는 곳이 아니므로 무상수리를 해주겠다"는 답변을 들어야했다.

'녹슨 어코드'를 인도받은 서씨는 "국산차를 11년 가량 타다가 큰 마음 먹고 4000만원 가량 들여 처음으로 구입한 수입차였다"며 "혼다 측에서는 안전과 상관없다고 하는데 차량 전체가 부식된 것처럼 녹슬어 있는데 과연 안전과 무관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씨는 약 2주동안 새차를 서비스센터에 맡긴 채 수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혼다코리아측은 현재 서씨에게 녹슨 부품을 무상으로 수리해주고, 방청작업까지 마무리해서 돌려줄 예정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차량이 미국에서 한달가량 배를 타고 들여오다 보니 해풍 때문에 녹이 스는 경우가 많다"며 "녹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면 교환해주는 것이 맞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무상수리를 해주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혼다의 '녹슨차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니밴 2013년형 '오딧세이'도 녹이 슨채 출고돼 문제가 된 바 있다. 해당차량은 브레이크와 조향장치 등을 바퀴에 연결해주는 '너클'이라는 부품 전체에 녹이 슬어있었다. 혼다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서도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혼다 차량에서 부식이 많이 발견되는 것은 미국산 차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해풍을 장기간 맞기 때문이다. 현재 혼다코리아가 판매 중인 미국산 차량은 '어코드', 'CR-V', '시빅', '시빅 하이브리드', '파일럿', '오딧세이', '크로스투어' 등 총 7개 모델이다.

혼다코리아 측은 운반과정에서 부식된 차량이나 운반 중 문제가 생긴 차량의 경우 판매되기전에 PDI(배송전검사) 센터에서 보완작업을 마치고 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씨의 차량처럼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차량은 무상수리를 해주는 것이 혼다코리아의 방침이다. 교환 및 환불은 안전상의 문제가 생겨야만 가능하다고 전했다.
아우디 스포츠카 'RS5' © News1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도 최근 고객들로부터 수많은 소송을 제기당할 상황에 처했다. 주된 이유는 신차가 불량이거나 중고차라는 소비자들의 의혹 때문이다.

최근 1억원이 넘는 스포츠카 'RS5'를 구매한 김모씨(37)는 차량을 구매한지 하루만에 동력계통(변속기)에 문제가 있다고 아우디코리아 측에 환불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차량의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도 RPM만 올라가고 차량의 속도는 빨라지지 않고, 차량 내부에 충격이 가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액셀레이터로부터 발을 떼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아 안전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차량을 환불해달라고 아우디코리아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아우디코리아 측은 RS5의 차량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고객의 운전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RS5는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S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며 "액셀레이터를 짧게 밟지 말고 계속 밟고 있으면 변속이 이뤄지면서 속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코리아는 또 중고차를 새차로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고객에게 민사소송을 제기당했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는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만 등으로 중고차 매각시 감가상각이 떨어져 손해를 봤다는 고객들로부터 집단소송까지 당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들어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입차에 대한 품질불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수입차업체들이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판매에만 급급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지적이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수입차의 품질논란은 판매대수가 늘어나는 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수입차 업체는 수입 및 판매단계에서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수입차시장의 성장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법정에서 최근 수입차 업체들로부터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판사 김상준)는 구입한지 5일만에 속도계기판이 망가진 BMW 520d 차량을 신차로 교환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 올 3월에는 서울 남부지법 민사9단독 서영효 판사는 변속기에 결함이 있는 BMW 차량을 판매한 B사에 구매자가 이미 납부한 할부금 5593만원 전액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rje3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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