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단 2곳에서 열린 초미니 선거였고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경북 포항 남·울릉과 경기 화성갑 지역에서 치러진 것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경북 포항 남·울릉은 물론 수도권인 경기 화성갑에서도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는 62.7%를 얻어 29.2%를 얻는 데 그친 오일용 민주당 후보에게 30%가 넘는 격차의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두며 7선 고지에 올랐고, 경북 포항 남·울릉에선 박명재 새누리당 후보(78.6%)가 허대만 민주당 후보(18.5%)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앞세웠던 ‘정권 심판론’이 민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 아니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의 총체적인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여야 대치정국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를 토대로 여권이 다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번 재보선 완승과 자신의 핵심측근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당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치'와 선을 긋고 있는 박 대통령은 민생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채 국정운영에만 집중하는 행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새누리당으로서도 이번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향후 정기국회 일정에서 예산안 및 법안 처리에 한층 속도를 내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 전 대표의 원내 복귀는 여권 내부의 역학구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서 전 대표는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함으로써 차기 당권을 놓고 김무성 의원과의 세대결도 불가피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서 전 대표가 여당내 친박 중심축으로 부상하면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당·청에 있어 투톱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완패를 당한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이 승리하기 어려운 선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거나 당 내홍사태가 벌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화성갑에서 선전의 기준으로 삼았던 '12%p'를 훌쩍 뛰어넘어 30%p가 넘는 큰 격차로 패배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의 재보선 대응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정 정도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것이다.
우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파상공세를 펴왔던 김한길 지도부로선 일정부분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향후 대여 투쟁의 동력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도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아울러 그동안 강경일변도의 대여 투쟁을 외쳐왔던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강경파들의 입지도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대선 부정선거 문제제기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강경 투쟁이 민심 바닥에서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측면이 있는 만큼 향후 대여 투쟁 방향을 놓고 민주당 내에서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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