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올 중순께 백악관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해외정상들에 대한 NSA의 감청사실을 인지한 뒤 감시작전을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 28일 보도했다.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 중순께 지시한 내부검토를 통해 NSA의 해외정상들에 대한 전자감시 활동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내부 검토 결과 NSA는 세계 각국 지도자 약 35명의 전화통화를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백악관은 메르켈 총리를 포함, 여러 정상들에 대한 감시프로그램을 중단시켰다고 WSJ는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중단이 예정된 일부 감시프로그램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미 정부 당국자들은 WSJ에 NSA의 감청작전은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일일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았다고 귀띔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선순위에 따라 광범위한 정보수집 내역을 보고받고 허가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정보활동 표적은 하급자들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이들 결정은 NSA가 내렸다"며 "대통령이 이런 일을 승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당국자들은 감시프로그램 종료는 복잡한 문제라면서 메르켈 총리 같은 외국정상은 미국 정부가 감시하는 또 다른 해외정상과도 접촉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독일 주간 '빌트 암 존탁'은 오바마 대통령이 NSA의 메르켈 도청 사실을 3년전인 지난 2010년 키이스 알렉산더 NSA국장으로부터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바네이 바인스 NSA 대변인은 이같은 주장을 강력 부인했다.

미국 정부의 무차별 개인정보 감시 의혹은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시작됐다.

이후 해외정상 여럿과 외국인 수백만 명이 감시대상에 오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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