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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영표 "'땡스'보다 좋은 말 떠오르지 않아"

"동료가 무릎 꿇을지는 상상도 못해"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13-10-28 06:15 송고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이영표(36)가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13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최종전에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카밀로에게 볼을 넘겨받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밴쿠버 화이트캡스 홈페이지 캡쳐).© News1

한국 축구의 레전드 '초롱이' 이영표(36·밴쿠버 화이트캡스)가 구단의 축복 속에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영표는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13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3-0 승리를 도왔다.

밴쿠버 구단은 이영표의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경기 티켓을 특별 제작하기도 했다. 티켓에는 이영표의 얼굴이 그려져 있으며 '우리의 전부, 우리의 영광'이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또 홈페이지에 이영표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올리는 등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

관중석에는 대형 태극기가 걸리기도 해 이영표가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선수인지를 알 수 있었다. 정규시간이 끝나고 이영표가 교체되어 나가자 팬들은 이영표에게 아낌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전반 43분 밴쿠버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상황에서 나왔다. 밴쿠버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 카밀로는 이영표에게 페널티킥을 찰 것을 권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거절했고 결국 카밀로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켰다.

골을 성공시킨 카밀로는 볼을 들고 이영표에게 달려갔다. 카밀로는 볼을 이영표에게 건네며 무릎을 꿇었다. 이영표는 카밀로를 안아줬고 곧 다른 팀원들도 모여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영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킥 기회가 생긴다면 내가 차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카밀로가 시즌 20호골을 득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밀로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을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영표는 지난 2012년 밴쿠버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35세라는 적지않은 나이에도 2012년 정규시즌 3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2970분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1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2013시즌에도 이영표는 변함없는 성실함을 보였다. 32경기 중 30경기에 출전해 건재를 과시했다. 이영표는 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영표는 이날 "은퇴를 했지만 오늘은 매우 기분 좋은 날이다. 내가 어렸을때부터 생각해오던 방식으로 은퇴할 수 있었다"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 중에 '감사하다(Thanks)'보다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밴쿠버는 항상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이영표는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영표는 앞으로 밴쿠버에 머물면서 구단 행정, 스포츠마케팅 등을 배울 것이라고 밝혔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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