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동덕여대 "학생회가 장학금 드립니다"

총학생회 사비 모으고 회장 장학금도 반납
"반값등록금 문제 끝나지 않아…대학생 시급"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대학생교육공동행동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및 대학생 5대 요구안 실현 촉구 시국회의.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대학생들의 꾸준한 반값등록금 요구에도 바뀔 기미가 보이기는 커녕 이슈마저 묻혀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일부 대학 총학생회가 직접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숙명여대와 동덕여대는 각각 가정형편, 개인사정 등을 고려하거나 사연을 접수받아 선정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박명은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학기에 등록금 분할납부를 신청했다가 마지막 납부기일을 맞추지 못해 제적위기에 놓였던 학우가 있어 제 사비로 도운 일이 있었다"며 "이처럼 등록금을 내지 못할 위기에 놓인 학생들을 돕기 위해 총학생회가 장학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학기에 열린 대동제 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해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 등을 모아 지난 6일 장학금 60만원씩을 선발학생 11명에게 전달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대동제 기간 동안 부스운영 수입, 홍보프로모션 업체로부터 받은 장학기금, 총학생회 집행부 사비 등을 모아 700여만원을 마련했다.

이후 2학기 개강일에 맞춰 이렇게 모은 장학금을 전달할 학생을 한달에 걸쳐 모집했다.

이어 지원학생 70여명 가운데 소득분이나 타 장학금 수혜 여부, 부채 규모 등을 고려해 생활이 어렵고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학생 11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박 총학생회장은 장학금 대상 학생 선발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깨에 짊어진 고통을 나눠질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겠다"며 "학우 여러분이 혼자가 아님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또 동덕여대는 총학생회장이 학교로부터 받은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반납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사연과 학교 통학거리가 멀어 고생한 사연을 받아 이중 선정된 학생들에게 총학생회장이 반납한 장학금을 환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상금 30만원, 교통카드 7만원 등 액수를 나눠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고 참가자 모두가 조금씩이나마 상금을 받도록 했다고 총학생회는 전했다.

최경은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학생 대표자가 등록금 문제로 인한 부담없이 학교를 다니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며 "동덕여대는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의 폭이 좁고 다양하지 않을 뿐더러 국가장학금도 학생들의 어려움을 긁어줄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에도 총학생회장 등록금을 반납해 상품이나 자취생 생필품을 지원한 적이 있었지만 등록금 부담을 가진 학생들에게 장학금 형태로 드리고 싶었다"며 "학생들로부터 등록금이나 통학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연을 받으면 이를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전달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 등록금뿐만 아니라 교통비 문제도 굉장히 심각하다"며 "취직이 보장된 상황도 아닌데 대학생은 학교에 다니며 뺏기는 기분만 들 수 밖에 없어 이런 것으로라도 위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장학금 반납 프로젝트 웹자보. © News1

</figure>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9일까지 사연을 접수받았고 총 40여명이 참가했다.

총학생회는 이중 학생투표를 거쳐 사연을 선정해 등록금 문제 사연에 대해 1등 30만원, 2등 20만원, 3등 10만원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 통학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연 선정자에게는 7만원, 5만원, 3만원 등이 충전된 교통카드 등을 전달하며 선정결과는 13일 발표된다.

최 총학생회장은 "등록금을 벌기 위한 학생의 삶과 별개로 단순히 숫자놀음하듯 등록금 액수를 정해버리는 학교가 야속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모인 학생들의 사연에서 자기 시간과 모든 것을 할애해 번 돈을 입학할 때 고스란히 내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 등록금 부담이 학생의 삶과 직결돼 있다는 것 등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명은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고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학생 모두가 관심을 갖고 등록금 인하 노력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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