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류보람 인턴기자 =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중 국민연금 납부만을 기피하고 있는 국민들이 3만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건강보험료와 연금보험료는 모두 건강보험공단에서 통합징수되고 있어, 굳이 국민연금만 체납하고 있는 것은 제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민주당 의원이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약 3만7000명의 국민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중 한쪽을 체납해, 총 미납액이 2054억여 원에 달했다.
특히 고의 체납자 3만7000여명 중 6개월 이상 체납하면 병원 이용에 제한을 받는 건강보험료는 납부하면서, 60세가 되어서야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을 체납하는 국민이 약 85%를 차지했다.
체납액 기준으로 보면 2054억 원 중 1989억 원으로 96.8%를 차지했다.
반대로 국민연금은 납부하면서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는 비율은 전체 대비 15.2%에 그쳤다. 미납액은 66억여 원으로 전체 체납액 대비 3.2%였다.
또한 국민연금 납부를 기피하는 경향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연금보험료는 체납하는 국민은 지난해 대비 2515명 증가했고, 총 체납액도 195억여 원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체납액도 14만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금보험료는 납부하고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는 국민들은 324명 증가하고, 총 체납액은 2억여 원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체납액은 오히려 3만 원 가량 감소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국민연금과의 연계 방식을 채택해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기초연금을 적게 받도록 설계됐다"며 "지금도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만 일부러 체납하고 있는데, 새 기초연금안이 시행된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체납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두 가지 사회보험 중 한 쪽만 납부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지만, 보험료가 장기체납돼 발생하는 문제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정부는 사회보험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할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