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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억만장자 할머니 유산 3232억원 어디로?

두 장의 엇갈린 유언장, 법정 분쟁으로
수십년간 곁을 지킨 간호사 상속제외…생전 323억원 받아

(뉴욕 로이터=뉴스1) 김정한 기자 | 2013-09-25 06:25 송고 | 2013-09-25 06:53 최종수정

지난 2011년 104세로 뉴욕에서 사망한 한 미국인 억만장자 할머니가 남긴 유산을 상속하는 문제로 유족들과 유산 수혜권자들이 사이에 진행된 법정 싸움이 24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세간의 관심은 은둔형 억만장자였던 위게트 클라크 부인이 남긴 유산 약 3억 달러(약 3232억8000만원)가 누구에게 가느냐에 모아졌다.
클라크 부인은 부친인 윌리엄 A. 클라크에게서 재산을 물려받았다. 그녀의 부친은 '구리왕'으로 알려진 당대 최고의 부자로 1925년 사망했다.

클라크 부인의 유산을 놓고 11명의 변호사들이 대리 법정 싸움을 벌였다. 유산 상속을 놓고 다툰 사람들 중엔 클라크 부인의 먼 친척들, 대녀(goddaughter), 간호사, 그리고 유언장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들이 포함됐다.

유산싸움의 핵심은 클라크 부인이 사망전 상반된 내용의 유언장 2개를 남긴 것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맨해튼 법원 노라 앤더슨 판사의 중재로 모든 문제가 합의로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합의는 지난 2005년 6주 차이로 별도로 작성된 2개의 상반된 유언장을 절충한 것이다. 이 합의는 앤더슨 판사로부터 "대단히 공정한 결과"라는 승인을 받았다.

클라크 부인은 첫 번째 유언장에서 자신의 유산 중 상당 부분을 친척들과 자신을 보살핀 간호사에게 넘긴다고 작성했다.

하지만 두 번째 유언장에선 친척들 명단을 빼고 대신 그들에게 배정됐던 몫을 미술재단 설립에 사용한다고 작성했다. 또한 자신의 말년에 가까이 지낸 간호사, 의사, 변호사, 회계사,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 상속대상에 포함시켰다.

24일 합의에 따르면 클라크 부인의 대녀인 완다 스타이카가 350만달러(약 37억6635만원)을 받게 된다. 3450만달러(약 371억2545만원)은 약 24명의 증손녀와 증조카,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에게 골고루 돌아간다.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생전의 클라크 부인과 일면식도 없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코코란 미술관은 최소한 1000만달러(약 107억6100만원)를 받게 됐다. 또한 클라크 부인이 소장하고 있던 클로드 모네의 '수련(睡蓮)'이 매각될 경우 2500만달러(약 269억5250만원)을 더 받게 된다.

뉴욕 주(州) 법무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위치한 클라크 부인의 저택은 미술 관련 자선단체인 '벨로스가르도 파운데이션'의 본거지가 될 예정이다. 여기에 최소한 450만달러(약 48억5145만 원)의 유산을 현금으로 받게 된다. 또한 8500만달러(약 916억850만원) 상당의 부동산 자산과 600만달러(약 64억6860만원) 상당의 부속 자산도 받을 예정이다.

헬렌 슈나이더 산타바바라 시장은 클라크 부인의 유산을 가리켜 "우리의 강력한 예술과 문화유산에 큰 보탬이 될 주요 기관을 창설할 경이로운 기회"라고 불렀다.

클라크 부인은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병원(Beth Israel Hospital)의 한 병실에서 자신이 수집한 인형들을 가지고 놀면서 말년을 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임종까지 수십년간 클라크 부인 곁을 지킨 간호사에 대한 유산은?

이번 유산 배분 합의에 따라 수십 년간 클라크 부인의 말년을 보살펴온 간호사인 하다사 페리는 유산 상속 대상에 제외됐다.

당초 페리가 유언장을 통해 받기로 했던 상당량의 부동산과 인형 수집품들은 새로 설립되는 미술재단에 귀속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클라크 부인은 생전에 페리에게 약 3000만달러(약 323억2800만원) 어치의 선물과 현금을 줬다. 여기엔 페리 아들에게 선뜻 내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과 뉴욕 시내의 부동산도 포함된다.

페리는 미술 재단에 기부키로 한 500만달러(약 53억8900만원)를 제외하고 클라크 부인이 생전에 자신에게 준 선물과 현금을 소유한다는 조건으로 유산 상속에서 배제됐다. 물론 이번 재판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보전됐다.

회계사인 어빙 캠슬러와 변호사인 월레스 보크 역시 변호사 비용 외엔 일체 받는 것이 없다.

유족 측은 두 번째 유언장이 사기와 강요로 이루어졌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맨해튼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클라크 부인의 친척들과 페리는 모두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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