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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리설주 추문' 보도에 '…'

北, 관련보도에 '미친 개소리' 맹비난
정부, 이산가족 상봉 연기 등 경색국면 증폭 우려에 '조심'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3-09-23 07:54 송고
아사히 신문의 20일 보도 자료 © News1 김종욱 인턴기자


지난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부인 리설주 추문 관련 보도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23일 이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0일자 인터넷판 보도를 통해 "북한 당국이 최근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 소속 단원 9명을 지난 8월 처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신문은 처형당한 이들이 자신들이 출연하는 포르노를 제작했고, 북한 인민보안부가 이들의 대화를 도청하는 과정에서 "리설주도 예전에는 우리들처럼 놀았다"는 대화를 확인했다고 보도하며 파장을 증폭시켰다.

이후 우리 언론들 역시 아사히 신문을 인용해 관련 보도를 했고 이에 북한은 전날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아사히 신문 및 우리언론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통신은 "'처형'이니, '은페'니 뭐니 하는 것은 거짓말이자 모략설"이라며 "이는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특대형 도발이며 희세의 대결 미치광이들이 아니고서는 감행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까마귀의 주둥이에서는 까욱소리 밖에 나올 것이 없다고 반공화국 모략에 환장한 대결 광신자들의 입에서는 미친개소리밖에 나올 것이 없으며 그런 정신병자들의 망발에 귀를 기울일 사람도 없다"며 "우리의 최고존엄을 걸고드는 자들은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의 강도를 높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특별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앞서 개성공단 중단 사태 당시 북한이 우리측 언론보도를 들어 역시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문제를 삼았을 당시 "언론보도를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특히 이른바 '리설주 추문'은 물론 처형과 관련해서 우리 정보 당국 역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지 조차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리설주가 북한 최고 지도자의 부인이라는 점에서 자칫 의도치 않은 북한의 대남비난 기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북한이 관련 보도를 '거짓말'으로 규정하는데다 남북관계가 일부 경색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리설주 추문' 자체를 거론하는 것이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정보 기관도 관련 사실에 대해서 나름의 파악된 정보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북측이 '최고존엄'과 관련된 이야기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관련 이야기를 당국 차원에서 언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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