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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합의 한달만에 시험대 오른 朴 대북 원칙론

개성공단 사태서 효과 증명했지만, 이산상봉 연기로 원칙론 연착륙 실패 위기
북한도 南 대북 원칙론 본격 흔들기 나서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3-09-23 06:56 송고 | 2013-09-23 07:39 최종수정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전쟁 위협을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가 대북원칙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2013.4.15/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때 풀릴듯 했던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북측이 정면으로 남측의 대북 정책 기조를 문제 삼으면서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던 박근혜 정부의 '원칙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색국면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세련되고도 원칙있는' 대북 정책과 치밀한 대북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시로 변하는 남북 관계에서 현 정부 대북정책이 유연하지 않을 경우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그 효과를 처음 발휘한 것은 개성공단 사태에서였다.


북측의 일방적인 조치로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됐을 때 정부는 과거 일부 정권들이 남북관계 위기 시점에서 보였던 유화적 분위기가 아닌 강경한 태도로 맞섰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다시 열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 여러 가지 정황에서 수차례 나타났지만, 정부는 북측이 사태의 책임을 인정해야만 공단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공단 완전폐쇄까지 각오한 것으로 보였던 정부의 이같은 원칙은 지난달 남북이 극적으로 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며, 그 효과를 증명하는 듯 했다.


다만 이같은 현 정부의 대북 원칙론이 빛을 발할 때도 정부의 이같은 원칙주의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도 상존하고 있었다.


우리보다 북측이 더 강한 의지를 보였던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선 우리측의 원칙이 통했지만, 다른 남북 간 현안에서 이같은 원칙이 계속해서 통할지 여부에 대한 우려였다.


3년여만에 재개 될 것으로 온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이번 이산가족상봉 연기가 그 우려의 결과물이 된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측이 아쉬워했던 개성공단 문제에선 우리의 원칙이 통했지만, 우리측이 더 아쉬운 이산상봉 문제에선 원칙론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산상봉 연기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도 현 남측 정부의 '원칙있는 대북정책' 자체를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3일 "괴뢰패당의 '원칙있는 대북정책','원칙론'이라는 것은 속에는 칼을 품고 얼굴에는 억지웃음을 짓고 나서는 간사하고 교활한 대결정책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산가족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놓고, 전략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원칙론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결국 북한도 현 정부의 원칙론을 흔들며,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남측의 대북정책 기조를 비난하는 것 자체는 현 국면에서 자신들이 수세적 입장임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또 이런 비난은 남측이 기조를 바꿀 하등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문제는 이같은 '원칙 대(對) 유연성'의 대치국면이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경우다.


금강산관광과 이산상봉 문제를 연계하려는 북측의 의도에 남측이 일정 부분 호응하지 않거나, 북측이 끝내 이산상봉행사를 열지 않을 경우 한반도신뢰프로세스는 닫혔던 개성공단을 재가동한 데에서 더이상 나아가지 못할 수 있다.


개성공단 문제만 해빙되고, 나머지 남북관계는 냉각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김정일 정권이 들어선 직후 처럼 군사도발을 감행하는 오판을 한다면 남북관계는 대치국면만을 거듭했던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따라가게 될 여지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현재 북측의 강수는 북중관계 개선, 6자회담 재개, 북미대화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국면 흔들기용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그래서 일각에선 결국 일정한 기간이 지나고 북미대화가 재개될 기미가 나타나면, 남북관계가 그에 앞서 먼저 풀리게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대북 관계자는 "북한이 이산상봉을 연기한 것은 결국 북핵대화가 단기간 내 열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북미 간 대화 신호가 먼저 오고가야 하는 등 시간이 자연스럽게 남북관계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 정부에게 '원칙있는' 대북 정책에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미하느냐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