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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3대 전쟁 지침 하달, 레이더기지 정보수집 등"(종합)

"정전협정 백지화는 강력한 혁명적 계기", "총결산...현 정세는 혁명과 반혁명 가르는 시기", "국회가 계급투쟁 최전선"
공안당국 "RO 조직원 130명 상회, 5월 10일·12일 두 차례 비밀회합"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2013-09-02 04:59 송고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정원 앞에서 열린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 및 공안탄압 규탄 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8.31/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내란음모 혐의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된 지난 3월 이른바 RO(혁명조직) 조직원에게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뉴스1이 확보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내용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지역책을 통해 지난 3월 초 "현 정세는 일촉즉발의 전쟁상황이다"며 전쟁상황에 대비한 조직 차원의 3가지 지침을 내렸다.

그가 하달한 3대 지침은 △비상시국에 연대조직을 빨리 꾸릴 것 △대중을 동원해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을 실시할 것 △미군기지, 특히 레이더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 등이다.

이와 관련해 체포동의안은 이 의원은 조직원들이 현 정세가 '전쟁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전쟁상황 조성시 이에 호응하는 '사회주의혁명'을 수행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5월 8일경 지역책들에게 전체 조직원 소집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집된 조직원 모임은 이번 사건의 핵심 단서로 당초 언론에 알려졌던 지난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서 열린 모임 뿐만 아니라 이보다 이틀 앞선 5월 10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청소년수련원에서도 한 차례 더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안당국은 1, 2차 비밀회합에 130여명의 조직원이 집결한 것으로 파악하고, RO 조직원이 130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체포동의안에서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1차 회합에서 "현 정세는 혁명과 반혁명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 민족의 새로운 전환을 새롭게 결의하는 대장정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만회할까에 대한 혁명적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10여분 간 연설을 하다 이번 사건의 공동 피의자인 김근래 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술에 취해 회합에 참석한 모습 등을 보고 조직원들의 기강해이와 보안 문제 등을 질타한 후 조직원들을 해산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조직원들을 해산시키면서 "소집령이 떨어지면 바람처럼 와서 순식간에 오시라. 그게 현 정세가 요구하는 우리의 생활 태도이자 사업작풍이고 당내 전쟁기풍을 준비하는데 대한 현실문제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에서 정전협정을 무효화했다. 정전협정을 무효화한다는 것은 전쟁인 거다"고도 했다.

이틀 뒤인 5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2차 회합에서도 이 의원은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에 대해 "혁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위기가 아니라 강력한 혁명적 계기"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조선 인민이라는 전체적 관점에서, 조선 민족이라는 자주적 관점에서, 남쪽의 혁명을 책임진다는 자주·주체적 입장에서 현 정세를 바라보면 옳다"며 "조국통일, 통일혁명은 남북의 자주역량에 의해서 할 수 있다"고 조직원들에게 강조했다.

또한 "현 정세를 위해 필승의 신념으로 무장해야 한다. 스스로가 정치사상적으로 당면 정세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사상적 무장이 선결돼야만 한다"면서 "현 정세에서 바라보는 일면적이거나 편향적이거나 때에 따라서는 분단의 사고에 찌들어 있으면, 현 정세의 역동성과 변화의 큰 흐름, 역사의 본류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정세가 대격변기와 대전환기라는 흐름은 분명하다. 그런데 남녘에 있는 우리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며 "고난을 각오하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고 당시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이 의원은 참석자들에게 토론을 지시하면서 "기술 준비가 필요하다. 포괄적으로 물질적 준비를 갖추자. 이게 현 정세에 우리가 저들과 싸워 이기는 길"이라며 "그 준비를 조직적으로 또 동지애를 바탕으로 한다면 반드시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이 자리는 단계 형성의 엄청난 무게가 아니라 역사의 대결산을 준비하는 총결산"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야 말로 끝장을 내보자. 그래서 이 끝장내는 역사의 진행에 새로운 전환기를 우리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당면 정세를, 또 다가오는 전투를 준비하는..."이라며 "그러나 지금 마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 정세 국면이 끝날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그러지 말라. 이건 이미 전쟁으로 가고 있다. 새 형태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안당국은 RO 조직원들이 이 의원의 연설 뒤 한 시간 가량 권역별 토론을 통해 전시에 대비한 '물질적·기술적' 준비사항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상호 수원 진보연대 고문과 한동근 전 통합진보당 수원시위원장 등이 소속된 경기남부 지역 조직원들은 '물질적·기술적' 준비사항으로 △철도·통신 등 국가기간산업 타격 △주요 보안시설 위치 사전 파악 △인터넷을 통한 무기제조법 습득 등 자체 무장 준비 △전쟁 대비 매뉴얼 작성 등을 협의한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했다.

그룹별 토론 결과 발표 후에도 이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북한의 무장혁명투쟁 사상인 '한자루 권총사상'을 조직원들에게 역설하고, 볼셰비키 혁명을 예로들며 "피해는 있었지만 전국적인 혁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심리전이다. 우리 동지들이 제일 잘하는 것이 선전전"이라며 "위기의 시기이든 전선이 와해되든, 엄혹한 시기이든 간에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도 독자적으로 자체 선전전을 반드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국회가 계급투쟁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고 RO 조직원들에게 설파한 내용도 체포동의안에 포함돼 있다.

지난해 3월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킨스타워에서 개최된 '이석기 지지 결의대회'에서 RO 조직원으로 지목된 윤모씨는 "(이석기 선배님이) '앞으로 시대는 바야흐로 국회가 최전선이 될 것이다. 이전에는 외곽에서 계급투쟁을 해서 국회를 압박했다고 한다면 당면의 목표는 국회에서 벌어질거다. 거기가 최전선이 될 거다'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공안당국은 체포동의안에서 이 의원이 "RO 조직원들을 각 사회단체는 물론 정당,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국회 등에 침투시켜 '결정적 시기'(혁명의 만조기)를 기다리며 각자의 위치를 '초소'로 삼아 '사회주의혁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안당국은 RO 조직이 조직원들에게 회합 장소에 나올 때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통해 이동하거나, 목적지 전 정류장에 내려서 도보로 이동하게 하는 등 일명 '꼬리따기'를 지시하는 등 철저한 보안수칙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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