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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SBS 방송사고, 실수로 보기엔 미심쩍어"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3-08-21 02:36 송고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13.8.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21일 SBS '8시뉴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뉴스 화면에 삽입된 방송사고와 관련,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고 욕보이는 보도가 지상파 방송에 버젓이 등장하다니 실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SBS는 이번 방송사고가 논란이 되자 "담당자가 문제의 이미지 컷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일부 합성된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컴퓨터 그래픽 제작에 사용해 발생한 실수"라며 "제작 담당자의 부주의로 노 대통령과 유가족, 그리고 관련된 분들께 큰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는 SBS의 해명대로 '실수'라고 믿고 싶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반인륜적 행위를 어떻게 지상파 방송이 '고의'로 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SBS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제작 담당자의 실수'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있기 두 달여 전인 지난 6월8일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게시판에 '스페이스마린'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인물이 'SBS내부 인증'이라는 제목으로 '일베는 방송국도 점령했다'는 글을 SBS 보도국 내부 사진과 함께 올렸고, 해당 글엔 이번에 문제가 된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방송사고인척 생방송으로 내달라'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제로 일베 회원들 사이에는 자신들끼리 공유하는 일베 용어나 표현, 상징, 손동작 등을 은연중에 보임으로써 자신이 일베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밝히는 행동양상이 마치 문화처럼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SBS는 '제작 담당자는 문제의 이미지 컷에 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일부 합성된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컴퓨터 그래픽 제작에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문제의 그래픽 원본을 보면 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합성된 사실을 제작담당자가 알아채지 못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의 이미지는 일베 회원이 운영하는 블로그 게시글 '일본 방사능의 최근 근황을 정리해보았다'는 글에 포함돼 있는데, 이 글에는 SBS뉴스에 사용된 그래픽 외에도 일본사이트에서 인용한 방사능 관련 그래픽이 다수 등장한다"며 "문제는 모든 그래픽마다 하나 같이 문제가 된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워터마크'로 합성돼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BS의 제작 담당자가 이 글에 게재된 그래픽을 모두 봤다면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합성된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면서 "더구나 보도에 사용된 그래픽의 경우, 보도에선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얼굴 부위만 조그맣게 등장했지만, 합성된 원본에서는 얼굴 아래 가슴까지 선명하게 표시돼 있어 담당자가 보도에 사용된 부분만 잘라낼 경우 노 대통령 비하 이미지가 합성돼 있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이 같은 의혹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시청자들에게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SBS는 단순히 이번 사건을 '실수'라고 사과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6월 일베에 인증글과 SBS내부사진을 올린 '스페이스마린'이라는 인물이 정말 SBS 직원인지 알고 싶다. 이를 위해 경찰 수사를 요청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며 "SBS는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조사해서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 아울러 이번 일이 '실수'로 밝혀지더라도 재발방지를 위해 데스킹 과정에서 왜 실수를 걸러내지 못했는지 등 보도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책임을 물을 사람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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