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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부터 '日그룹 표절'까지…크레용팝은 '논란돌'?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2013-08-20 06:46 송고
걸그룹 ‘크레용팝' © News1 최영호 기자


'빠빠빠'로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중인 걸그룹 크레용팝이 연일 논란을 낳고 있다. 데뷔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신인 그룹이 노래와 춤 외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과 비난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 등 다섯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크레용팝은 지난해 7월 데뷔했다.

대중에게 '크레용팝'이란 이름을 알리게 된 곡은 지난 6월 내놓은 '빠빠빠'다. 중독성 있는 단순한 멜로디와 가사에 '직렬 5기통 춤'이란 이름이 붙은 안무, 보통의 걸그룹과는 다른 독특한 의상과 콘셉트로 눈길을 끈 크레용팝은 각종 온라인 음악사이트의 인기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빌보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레용팝의 '빠빠빠'를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버금간다"고 평가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데뷔 1년을 갓 넘긴 신인 그룹의 노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비견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화제를 몰고다닌 크레용팝이지만 그만큼 비난도 쏟아졌다. 보수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와 얽히면서부터다.
크레용팝은 지난 6월22일 공식 트위터에 "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란 글을 올렸다. '노무노무'는 일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크레용팝의 소속사인 크롬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또한 트위터에 "어제 알게 된 불편한 진실. 모 멤버와 얘기 도중 하나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낄낄거렸는데...갑자기 싸해지는 분위기. 그렇다 그 얘기는 일베에만 올라온 내용이라는 거", "오늘도 디씨와 일베에 크레용팝을 전도하는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등의 글을 남긴 사실이 밝혀져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이에 소속사 대표는 6월22일 소속사 홈페이지에 걸그룹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일베를 포함한 대부분 유명사이트에 들어갔다"며 "이는 정치적 성향 때문은 아니지만 일베를 간 것이 사과를 해야 한다면 사과하겠다"고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
크레용팝 트위터. © News1


크레용팝의 일베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크레용팝 멤버 웨이가 커피를 들고 오며 다리를 절룩거리는 초아를 향해 "쩔뚝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쩔뚝이'는 일베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

일베는 극도의 보수성향과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비하 표현, '민주화'의 부정적 사용, 패륜·동물학대·여성비하 등의 게시물 등으로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던 곳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관 사진 아래에 '홍어 택배'란 단어를 사용하며 폄하하고, 가수 수지의 입간판을 대상으로 성행위하는 듯한 사진이 올라왔던 곳도 일베다.

때문에 누리꾼들은 일베의 비하표현을 사용한 크레용팝을 '일베용팝', '일베돌'(일베+아이돌)이라 부르며 비난했다.

'빠빠빠'가 발매 44일만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인기 게임 서든어택에 크레용팝 캐릭터가 출시되는가 하면 배우 유아인에서부터 경북지방경찰청 여순경들까지 '직렬 5기통 춤'을 패러디하는 등 날로 인기를 더해가는 한편으로 크레용팝을 향한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크레용팝과 관련한 뉴스나 게시물 아래에는 '일베용팝'이라 부르며 크레용팝을 질타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일베에 대한 반감이 일베의 표현을 사용한 크레용팝으로 번지면서 급기야는 크레용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인터넷 쇼핑몰 옥션을 향해 불매 및 탈퇴 운동이 벌어졌다. 28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경기에 시축 및 축하공연에 나설 예정이었던 일정도 누리꾼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또 크레용팝이 일본의 5인조 걸그룹 '모모이로 클로버 Z'의 콘셉트를 그대로 따라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두 그룹이 똑같이 빨간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진과 멤버별로 다른 색상의 의상을 갖춰 입고 헬멧을 쓴 채 독특한 포즈를 취한 모습, 가슴에 각자 이름이 큼지막하게 적힌 종이를 붙인 사진 등이 올라오며 '크레용팝이 일본의 걸그룹을 베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신인그룹 크레용팝은 단독 미니 콘서트를 위해 19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20일 돌아왔다. 크레용팝이 '논란돌'로 남느냐,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느냐는 일본에서 돌아온 크레용팝이 일본 걸그룹 표절 의혹과 누리꾼들의 보이콧 움직임 등에 어떠한 입장을 밝히고 활동을 이어나갈지에 달려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일베돌'이란 수식어를 지울지, 그대로 가져갈지 여부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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