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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9년만에 '黨 10대 원칙' 개정...金씨 세습 명문화

'공산주의' 표현 삭제하고 '김일성·김정일 주의'로...'왕조 체제' 강화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자"여 세습 명시
정부 "새 리더쉽 등장 이후 이미 반영된 흐름" 평가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3-08-12 04:50 송고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행동규범 역할을 하는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39년만에 개정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지난 197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만든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은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있으며 북한 내부에서는 헌법이나 노동당 규약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 혁명사상'를 내세우던 이 10대 원칙을 지난 6월 개정하며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변경하고 '백두혈통'이라는 표현을 통해 사실상 김씨 일가의 세습 체제를 명문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74년 만들어진 10대 원칙의 10조 1항에는 '김일성 수령의 영도 밑에 당 중앙의 유일적 지도 체제를 확고히 세워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10대 원칙에는 이같은 내용이 '당의 유일적 영도 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키며 대를 이어 계승, 완성해야 한다'고 돼 있으며 제2항에서는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3조 4항에는 '백두산 위인들의 초상화, 동상, 영상을 담은 작품, 말씀판 등은 정중히 모시고 철저히 보위하여야 한다'는 표현이 등장해 김씨 일가를 '백두산 위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아울러 '수령님(김일성)의 교시, 장군님(김정일)의 말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사업과 생활의 지침으로, 신조로 삼아야 한다'는 등 거의 모든 조항에 김정일의 이름이 포함됐다.

북한이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핵보유국'을 명시한 것을 뒤따르듯 개정 원칙 서문에서도 '핵 무력'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번 개정 원칙 서문에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영도에 의하여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군사력과 튼튼한 자립 경제를 갖추게 됐다'는 표현이 사용됐다. 앞선 10대 원칙에는 핵과 관련된 표현은 없었다.

북한은 지난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무력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병진 노선'을 채택하기도 했다.

북한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의식한 듯 이번 개정 원칙에서 당 간부들을 견제하기 위한 표현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원칙 6조에 담겨있던 '개별적 간부들에 대해 환상을 가지거나 아부아첨하며 우상화하는 현상을 철저히 반대한다'는 표현에 '개별적 간부들에 대한 환상, 아부 아첨, 우상화를 배격하며 개별적 간부의 직권에 눌려 맹종맹동하거나 비원칙적으로 행동하는 현상을 없애야'라고 문구를 추가, 수정한 것이다.

아울러 7조에서는 관료주의, 주관주의등 배척해야 할 대상에 '세도(勢道)'를 포함하기도 해 김씨 일가의 권력 공고화 의지를 노골화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9년과 2010년 헌법과 당규약을 각각 개정하면서 '공산주의'를 모두 삭제한 바 있는 북한은 이번 개정 원칙에서도 '공산주의'라는 말을 삭제했다.

또 '김일성·김정일 주의'를 내세우며 앞선 10대 원칙에 있던 '프롤레타리아 독재 정권'이라는 표현도 '가장 우월한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로 바꾸며 사실상 김씨 일가의 '왕조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같은 10대 원칙의 개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확인을 해주지는 않았으나 이번 개정 원칙에서 나타난 북한 내부의 김씨 일가의 '왕조화' 흐름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한 이후부터 이러한 3대 세습과 관련된 것은 북한의 소위 사회주의 헌법과 노동당 강령을 통해서도 이미 반영된 흐름이라는 점을 총론적으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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