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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보고 마친 국정원 국조서 여야 성적표는

與, 국정원 방어 급급…여직원 감금 부각
野, 정황 증거 제시했지만 결정적 '한방' 없어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2013-08-06 02:17 송고 | 2013-08-06 02:19 최종수정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국가정보원 기관보고에서 민주당 정청래 간사가 남재준 국정원장에게 대선 당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TV토론 화면을 보여주며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는 여야 합의에 의해 남재준 국정원장의 인사말과 간부소개, 여야 간사 및 간사가 지명한 1인 등 총 4명의 기조발언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2013.8.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가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하는 가운데 5일까지 3개 기관에 대한 기관보고를 모두 마무리했다.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달 24일 법무부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가 25일 경찰청, 5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았다.


당초 예상대로 새누리당은 기관보고를 통해 댓글 의혹 사건을 국정원 전·현직 직원의 매관매직 사건으로 몰아가는 한편,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불법 감금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과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통해 해당 기관을 추궁했다.


하지만 세 차례 기관보고에서 여야 특위 위원들은 고성과 막말로 거센 신경전을 벌이는 등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자연스레 깊이 있는 국정조사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날 진행된 국정원 기관보고 역시 현직 정보기관 수장이 출석하는 사상 초유의 국정조사로 관심을 모았지만, 여야가 내놓은 성과물은 기대에 못미쳤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을 방어하는데 급급했고, 민주당 등 야당 역시 메가톤급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지 못했다.


국정원 기관보고를 벼르고 있던 야당으로선 남재준 국정원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재임 기간 중 선거 관련 지시사항을 직원들에게 시달한 것에 대해 "국정원 직무 범위에서 벗어 난 것"이라고 일부 인정한 것은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북심리전단이 2009년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가로 4개 팀으로 확대 개편됐고, 최고 책임자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2급에서 1급으로 격상됐다는 사실도 전날 새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역시 국정원의 댓글 의혹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결정적인 단서라기 보다는 정황 증거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24일 법무부 기관보고에서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 대사의 녹취록을 추가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0일 권 대사와 한 월간지의 H모 기자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나눈 녹취록에는 권 대사가 "MB정부에서 원세훈으로 원장이 바뀐 이후로 기억하는데 (정상회담 회의록)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다"며 "아마 그 내용을 갖고 청와대에 요약보고를 한건데 그게 어떤 경로로 정문헌(새누리당 의원, NLL 의혹 최초 제기)한테로 갔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 녹취록을 통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전 유출설 등의 근거로 활용하며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추궁했다.


당사자인 권 대사는 "내용을 왜곡한 비열한 조작"이라고 반박했고, 새누리당 역시 대화록과 관련한 사안은 당초 국정조사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반발하며 국정조사가 중지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새누리당은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으로 기소한데 대한 강한 문제 제기도 했다.


다음날 열린 경찰청 기관보고는 대선 직전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이 야당 특위 위원들로부터 집중 부각됐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4시 2분경 댓글 사건을 조사하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분석관 2명이 사무실에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A분석관은 B분석관에게 "자도 돼요?"라고 물었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던 B분석관은 "지금 댓글이 삭제되는 판인데 잠이 와요"라고 답했다. B분석관이 "댓글을 삭제하는 편이더라구요"라고 말한 내용이 나온다.


이 영상을 근거로 이 의원은 국정원이 증거 인멸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분석 작업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정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는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안 되죠, 안 돼.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등 디지털증거분석팀원들이 댓글 분석 작업을 하며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 의혹과 관련된 민주당 관계자를 즉각 소환해 조사할 것을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촉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정치권은 여야의 본격적인 의혹 제기와 사실 확인 작업은 증인들이 출석하는 청문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금까지 한 것으로 보아 큰 '한 방'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