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기자의 눈] 미래부에 미래가 없다?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2013-07-26 02:33 송고


'유령이 미래부를 배회하고 있다. 창조경제라는 유령이.'
1848년 발표된 '공산당 선언'의 그 유명한 첫 구절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를 조금 변용한 이 표현만큼 미래부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도 없을 듯하다.

지난 25일자로 출범 100일을 맞은 최문기 장관은 여전히 창조경제를 둘러싼 개념논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개념도 모호한 창조경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뭔가 보여줄 것은 보여줘야 국민들도 공감을 보낼 텐데 최 장관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마저 개념도, 실체도 모호한 창조경제를 놓고 "추격형, 선도형, 조직, 융합"등을 대입하며 상당부분을 설득하는데 할애했다.

'백화점식 재탕'이고 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상반기 정책 목표에 이어 하반기 계획한 구상들도 창조경제를 이끌 밑그림치고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쯤 되면 뭔가 구체적인 정책들을 기다리며 최 장관의 입만 바라보고 있던 국민들도 답답함을 표할 수밖에 없다.

실제 미래부가 향후 30년간의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는 본지 기사에는 "계획을 짜는데도 이렇게 거창하고 허세 있게 노니까 문제인거다. 정말 미래부(?)답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의욕은 좋지만 개념만 내세우고 실행 계획이 안 보인다"는 비아냥거림이다.

사실 미래부가 찾아야 할 것은 오늘에 관한 것이지, 내일에 관한 것이 아니다. 최 장관의 구상처럼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이 오늘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대통령도 올 초 미래부 업무보고에서 '속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마지막 탄식할 '탄(歎)'자를 탄환 '탄(彈)'자로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다 늦었다고 탄식할 것이 아니라 총알 같은 속도로 열심히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당부와 국민들의 기대를 볼 때 미래부의 과제는 아주 명쾌하다. 미래부가 집중해야 할 문제는 국민들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내일이 아닌 오늘 당장 어떻게 확신시켜 줄 것인가이다. 지금도 국민들은 미래부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논리적인 설명보다 극적인 예를 통해 고정관념을 깨거나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


janus@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