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인터뷰]한국동남아학회 신임 회장 박장식 부산외대 교수

"동남아 국가 총체적 연구 필요…미얀마 한국경제 기회의 땅"

(부산=뉴스1) 강진권 기자 | 2013-05-20 01:35 송고
박장식 부산외국어대학교 동남아지역원장 2013.5.14/뉴스1 © News1 전혜원 기자

최근 한국동남아학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부산외대 박장식(53) 교수는 국내에서 최고의 동남아 전문가로 통한다.
박 회장은 미얀마 뚜라 우 쉐 만 하원의장이 한국을 방문(4월22~26일)했을 때 한국측 통역을 맡을 정도로 미얀마 전문가이기도 하다.

한국동남아학회와 일본 교토대 동남아연구소가 10~11일 국립목포대에서 개최한 '제3차 공동 국제학술대회'에서 취임식을 가진 박 회장은 "학회가 그동안 동남아 개별국가별 연구에 치중해 왔다"며 "동남아에 대한 총체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만큼 제대로 된 동남아 개론서 발간과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동남아간 경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데도 한국의 동남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대체로 부족하다"며 "'자원 부국인 미얀마를 제대로 알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우리 경제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년간 한국동남아학회를 이끌어갈 박 회장을 만나 동남아의 '현주소'와 우리의 올바른 시각,기업의 접근 방식 등을 들어보았다.

-한국동남아학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가?

"동남아학회는 그동안 동남아 특정 국가별로 연구해왔다.이젠 전체를 아우르는 연구가 필요하다. 총체적인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총체적인 연구를 하는 전문가를 배출하고 전체를 아우르는 연구과제를 발굴해 동남아를 보다 총체적이면서 심층적인 이해와 상호 협력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 국민들의 해외여행 1순위 지역이 동남아이지만 정작 이들 지역과 문화,국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제대로된 동남아 개론서와 정확한 용어집이 필요하다. 임기 중 이런 것을 해결하고 갖추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동남아학회는 1991년 창립돼 동남아 전공자 150여명의 회원을 중심으로 동남아 11개국에 대한 학술연구를 하고 있다.국내에서 매년 두차례 정기학술대회를,아세안대학네트워크(AUN)와 공동으로 매년 한-아세안국제학술대회를,일본 교토대학 동남아연구센터와 한일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동남아를 어떻게 보아야 하고 동남아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동남아는 여러가지 개별성이 모여 하나의 통일성과 전체의 특징을 나타내는 '모자이크' 성격을 가진 지역이다고 본다. 11개 국가가 다민족,다언어,다종교 다양성을 가지면서 인도문명과 중국문명을 바탕으로 한 공통성과 통일성도 있다.개별성을 인정하면서 공통 분모를 바탕으로 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다. 동남아는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큰 소비시장이다.많은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4~5년 후 한국 경제의 대외관계 1순위 지역이 될 것이다. 우리 경제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다."

-동남아 출신 근로자들과 시집 오는 여성들이 늘면서 다문화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민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동남아 국가는 다문화 사회이다. 미얀마만 해도 135개 민족이 구성하고 있다. 동남아 출신들은 이미 여러 민족이 더불어 사는데 익숙해져 있다. 다문화에 익숙한 동남아 여성들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다문화'를 가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가 다문화를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다문화 가정'이라는 용어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민족과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 가치를 찾아내 협조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박장식 부산외국어대학교 동남아지역원장 2013.5.14/뉴스1 © News1 전혜원 기자


-미얀마 하원의장 한국 방문 때 통역을 맡았다고 들었다.

"뚜라 우 쉐 만 하원의장이 한국의 발전상과 기술력,교육제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방한 기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삼성전자,KDI를 시찰했다.울 산의 현대자동차와 부산신항만,현대로템 창원공장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싸이의 말춤을 출 정도로 한류에도 관심이 많았다.지방의 대학 교수가 국빈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인사의 통역을 맡는 것이 미얀마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미얀마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미얀마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정부의 미얀마와의 교류도 활발해지는 것 같다.

"미얀마는 경제 성장 잠재력이 굉장이 큰 국가이다.가스,광석 등 천연자원과 임산물,농산물,수산물도 풍부하다.
이들 자원에 기술과 자본이 결합하면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경제에 독점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가는 없다. 미얀마가 그동안 인도와 서방국가,중국과도 일정한 거리를 둔 균형 외교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경제 성장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중국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한류 등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경쟁 우위를 차지한다면 미얀마는 우리 경제 성장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미얀마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미얀마는 135개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영국 식민지와 내전,군부 쿠데타를 거쳐 2008년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자본주의가 본격 자리잡기 시작했다. 50년간 군부의 국가독점 경제체제가 유지됐기 때문에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제도와 도로,항만,전기 등 인프라가 아직 미흡하다.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개인 성향이 매우 강하다. ·전체 이익보다 개인이익을 우선한다.이같은 특징을 이해하고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미얀마와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1983년 아웅산 묘수 테러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미얀마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을 느껴 선발한 국비 장학생에 합격해 일본에서 미얀마 공부를 했다.당시 아웅산 수치 여사도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1992년 부산외국어대학 미얀마학과가 개설을 주도했다.

-부산외국어대에만 미얀마학과가 있다.어려움은 없나.

"특수 언어학 전문가를 국립대학이 아닌 사립대학에서 양성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정부가 전문가 양성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부산외국어대학 '동남어지역원'이 '휴머니스티코리아(HK)'사업을 2009년부터 10년간 진행하면서 미얀마를 중심으로 동남아를 총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동남아지역원에 미얀마 진출 기업과 정부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동남아지역원에 9월 미얀마 정보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 곳에서 미얀마의 속살을 연구하고 정보를 가공해 제공할 계획이다.미얀마 출신 HK연구교수 묘우(45)박사 등과 정보센터 운영 방향 등을 잡아가고 있다.벌써 미얀마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도움 요청이 오고 있다."

박장식 부산외국어대학교 동남아지역원장(왼쪽), 묘우 HK연구교수 2013.5.14/뉴스1 © News1 전혜원 기자


jkka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