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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무등도서관' 건립 무산되나…광주시 과욕(?) 탓

정몽준 전 대표 지원 약속, 市 약속 안지키고 '무리한 요구'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2013-04-28 00:01 송고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가 '제2무등도서관' 건립을 약속했지만 시가 약속했던 부지매입을 하지 않으며 건립이 무산될 전망이다. © News1 이광호 기자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건축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던 '광주 제2무등도서관' 건립이 무산될 전망이다.
광주시가 정 전 대표에게 약속했던 부지 대신 다른 지역에 시립도서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양 측의 협상 자체가 사실상 단절됐기 때문이다.

정 전 대표는 2011년 3월 광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시 송귀근 행정부시장으로부터 선친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기증한 광주시립무등도서관이 노후화됐다는 설명을 듣고 지원을 약속했다.

광주시립무등도서관은 정 회장이 5·18민주화운동으로 고통받은 광주시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1981년 광주 북구 우산동 1만2488㎡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층(연면적 9148㎡) 규모의 무등도서관을 지어 광주시에 기증했었다.
시는 '무등도서관 옆 토지를 매입해 제2무등도서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정 전 대표에게 전달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광주시 아산 도서관 건립계획(안)'이라는 제목의 자료까지 만들며 도서관 건립이 가시화되는 듯 보였다.

계획안은 무등도서관 인근 공원부지 1만㎡(연면적 6900㎡)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새 도서관을 신축하겠다는 내용이다. 건축비 100억원은 정 전 대표 측이 전액 부담하고 부지 매입비는 광주시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같은해 5월 1일 무등도서관을 둘러 볼 정도로 제2무등도서관 건립에 대한 '애착'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의 입장이 바뀌며 제2무등도서관 건립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시는 무등도서관 인근이 아닌 현재 시립도서관이 없는 서구나 광산구에 도서관을 짓겠다며 정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지원금액도 최첨단 시설로 건축하려면 200억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선친과 인연이 있는 곳에 도서관 건립 지원을 약속했던 정 전 대표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시가 사실상 '무리한 요구'를 하며 양측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선친의 뜻을 받들어 무등도서관 옆에 '쌍둥이 도서관'을 건축하려 했지만 시가 약속했던 부지매입을 하지 않았다"며 "장소도 무등도서관 인근이 아닌 다른 곳에 도서관을 신축하겠다며 지원을 요구해 더 이상 얘기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가 지원을 요청하며 약속했던 부지를 매입하면 (정 전 대표가)도서관 건립을 지원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영일 시 문화수도 정책관은 "현재 시립도서관이 없는 서구나 광산구에 신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시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무등도서관 인근 부지를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약속했던 부지매입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럽지만 정 전 대표 측에 도서관 신축 지원은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be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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