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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모바일시장 '골목상권' 있나?

(서울=뉴스1) 지봉철 기자 | 2013-03-12 02:04 송고

참치잡이 원양어선의 냉동시설이 용량을 초과하면 어부들은 참치를 그물째 끌고 온다. 그물 속에 새끼 상어를 몇 마리 집어넣은 채 말이다.

상어에 잡혀 먹히는 참치도 몇 마리 있지만 기를 쓰고 도망다니다 보면 참치들이 긴장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지금 스타트업업계는 NHN의 모바일 패션SNS '원더'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얼핏보면 NHN과 같은 인터넷 강자가 스타트업 기업의 작은 상권에까지 진출하는 모양새다.

이러다보니 소규모 경쟁업체들이 느끼는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현실을 무시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과실을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IT기업 선배들이 동생들을 죽여서 크겠다고 하는 것"이란 주장과 "어떤 산업이든 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시장이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진출한 시장에 네이버가 뛰어들어 기존 업체는 고사할 것이라는 하소연은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혁신과 경쟁을 꺼린 채 안전지대에 머물고자 하는 인식의 틀은 벤처업계에선 '관'(棺)이 될 수 있다. 경쟁력 없는 서비스는 시장선점과 상관없이 도태되게 마련이다.

기업의 성공여부는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보다 누가 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야후코리아가 점유율 80%를 기록했던 시절 후발 신생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네이버다.

이런 의미에서 NHN의 패션SNS 출시는 기회다. 국내 패션 SNS들이 수익모델을 확보하고 NHN과의 경쟁에서 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질 수 있다.

모바일 상권을 기존 시장질서로 규정짓는 것도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앱 중심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바뀌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포털 서비스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게 현실이다.

NHN조차 여유가 없을 정도다. 카카오톡이 네이버를 제치고 천문학적 액수의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 낼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NHN이 패션SNS 시장에서 얼마나 잘 '상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an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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