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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 독자 핵무기 개발 목소리 고조"-NYT

美 신뢰도에 우려 제기…"핵균형 맞춰야"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2013-03-11 08:59 송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 AFP=News1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정전협정 파기 위협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국내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대두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3분의 2가 일부 정치인들과 칼럼니스트들이 제기한 핵무기 개발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달 북한 핵실험 이후 강경해진 한국민들의 자세를 반영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한영섭 국방대 안보정핵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에게 북한의 3차 핵실험은 미국에 대한 쿠바 미사일 위기와 다름없다"며 "이번 핵실험은 북한의 위협이 매우 가깝고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북한의 전형적인 호전적 언사가 강화되면서 북한 핵프로그램의 주요 표적이 미국이라고 생각한 많은 한국인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같은 제한적인 소규모 충돌은 핵공격 만큼은 아니지만 발발할 때마다 남한내 긴장과 혼란을 부추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군사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두려움을 넘어 더욱 깊은 불안감이 한국에 조장됐다고 지적했다.

그 중 하나는 오랫동안 한국의 보호자이던 미국에 대한 신뢰도에 우려가 재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예산 삭감이든 의지 결여로 인한 것이든 언젠가는 남한의 궁극적인 보험책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을 거라 보는 일부 한국인들이 지금은 적지만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자체 핵무기 개발 논의는 이들의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주창해 온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미국은 북한 핵무기를 직접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며 "위기의 순간에 미국이 본국의 핵우산으로 한국을 보호해줄 지 100%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도 넘은 도발을 규탄하며 김정은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3.7/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분석가들은 정 전 대표 같은 고위 지도자나 일부 영향력 있는 매체의 칼럼니스트들이 '핵 억지력'을 갖출 필요를 재기하거나 그런 의견을 내비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하는 미국과 여타국들의 무능함에 대한 불만이 만연함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의 핵무장 논의는 1970년대 초부터 사실상 금기시 됐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군부 독재자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베트남전쟁에서 패한 미국이 아시아에서 철수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진지하게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이를 눈치챈 미국 정부는 그 대신 자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라고 설득하며 포기를 종용했다.

정 전 대표 등은 미국이 남한의 자체적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지 못하겠다면 지난 1991년 철수한 미국 측 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들여오는 식으로라도 핵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많은 한국인들이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란 쪽에 설득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내각 승인을 저지하는 야권에서마저 많은 이들이 북한 도발시 빠르게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의 거리는 위협에 대한 회복력의 징표인지 혹은 위협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의 체념인지 혼란 징조 없이 일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자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 중이라고 NYT는 주장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 코리아와 아산정책연구원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64~66.5%가 독자적 핵무기 개발 의견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와 비슷한 수치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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