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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박근혜·황우여·문희상 '北核' 3자 회동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3-02-07 08:03 송고 | 2013-02-07 08:34 최종수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 핵실험을 앞두고 열린 여야긴급회동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 황우여대표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3. 2. 7/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오후 국회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이에 대한 초당적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아울러 오는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이날 박 당선인과 황 대표, 문 위원장의 3자 회동 공개 부분 발언과 당선인 측 및 각 당 대변인들이 전한 비공개 부분 발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회동 주요 내용.

(회동 공개 부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하 '박'): 오늘 문희상 위원장과 황우여 대표 두 분을 모신 건 북한이 3차 핵실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어서 우리 안보에 아주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여야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나가야 되는데, 오늘 초당적으로 협력해줘 감사하다. 만약 북한이 이번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새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한 간에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려고 하는 진정어린 노력이 크게 저해될 거다.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하기 전에 여야가 한 목소리로 북한이 이것을 즉각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때라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은 핵을 갖고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게 된다면 (북핵) 6자 회담 당사국은 물론, 유엔(UN), 국제사회, 정부로부터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되고, 북한은 더욱 고립을 자초하게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정부 교체기에 있는데, 이럴 때에 우리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가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강력한 억지력으로 우리 안보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 문제에 대해 합심하고 있는, 든든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문'): 처음부터 끝까지, 더도 덜도 없이 (박 당선인과) 생각이 똑같다. 거의 생각이 똑같다. 특히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이, '안보엔 여야가 없다'고 우리 셋이 이렇게 만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는 건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당선인이) 말씀하신대로, 첫 번째는 모든 주민이 불안해하는데, 이 위급 상황에 여야 지도부가, 특히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설날 큰 선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는 전 세계에 '우린 한결같이, 안보에 관해선 여야가 일치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는 아까 (당선인이) 말씀하신 대로 '북한이 오판하지 마라. 우린 하나다. 안보에 한해선 우린 얄짤 없이 똑같이 간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이게 아주 좋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이하 '황'): 당선인이 여야 대표를 만나는 첫 자리로서 기쁘고 좋은 자리다. 그러나 현실이 위중하기 때문에 오늘은 밝은 낯만 보여드릴 수 없어 국민에게 송구하다. 오늘은 좋은 말씀을 나눠 (당선인과 문 위원장이) 말씀해준 대로 세 사람이,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 당선인이 곧 취임하는 뒤의 여러 가지 일에 대비해서 좋은 전례도 남기고, 또 이번 북핵 실험은 종례와 다른 의미가 있어서 동북아 전 세계 평화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위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논의 끝에 실효적 조치를 반드시 강구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 모임의 큰 의미를 담겠다. 설을 앞두고 우리가 보다 열심히 해서 국민이 편안하게 설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하겠다.

(회동 비공개 부분)

◇북한 핵실험 관련

▶박: 무모한 핵실험으로 북한이 얻을 게 없다는 걸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거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과 잘못된 보상이 이뤄진다는 인식을 더 이상 유지해선 안 된다. 핵 문제는 남북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다. 안보문제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여야 대표가 함께하는 모습이 그나마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급하게 (회동을) 제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응해준 (여야) 대표들에게 감사하다.

▶황: 북한의 핵실험 준비는 현실적 위협이므로 이번만큼은 반드시 막도록 해야 한다. 여야 회동이 보여주듯, 한중일 등 국제사회가 단결해 북한이 잘못된 길을 가면 고립이 심화된다는 걸 깨닫도록 해야 한다. 한국이 마침 2월부터 UN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이번엔 2선이 아닌 제1선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막아내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미국, 중국 등과 함께 논의하면서 한국이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고 미국, 중국 등이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 민주당은 과거 국정을 맡고 있을 때 북핵에 관련해선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켰다. 첫째는 '북핵 불용', 둘째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셋째는 '대화로 풀어가되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갖는다'다. 그리고 대북관계에 있어선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야 하고, 민간 교류를 허용한다는 원칙을 가져왔다. 남북관계를 잘해 달라. 북미(北美)라인도 있으니까, 그걸 잘 활용하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함께 가야 한다.

◇새 정부 국정운영 관련

▶문: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고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선 국민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국민의 대표인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게 그 자체로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거다. 야당 대표를 자주 만나고 언론과도 소통하기 바란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48%의 국민을 잊지 말고 100%의 대통령이 돼 달라. 모든 국민을 다 껴안아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1년 이내에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출범 100일이 중요하다. 일정표를 만들어 과감하게 추진해라. (대선 당시) 제시한 공통 민생 공약을 실현해 나가자.

▶박: 문 위원장이 건설적이고 좋은 말씀을 해줬다. '48%를 잊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겠다. 다 품고 가겠다. 여러 제안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정부조직 개편안 관련

▶박: 정부조직 개편안은 오랜 의정활동 경험을 통해 느낀 바를 반영해 만들었으니 이해해 달라.

▶문: 여야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 중이니까, 그런 부분도 대화를 통해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타

▶문: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거취를 빨리 판단하길 바란다.

▶박: (언급 없었음).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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