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지노에서 한국인이 동료 한인 납치해 몸값 요구 "도박 빚 때문에"

필리핀 현지 언론 세부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세부 경찰은 28일(현지시간) 한국인 정모씨와 그의 여자친구를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 혐의(kidnap-for-ransom)로 한국인 송승헌씨(33)와 그의 현지 경호원 3명을 체포했다.

2년간 피해자 정씨의 차를 몰았던 현지 운전수에 따르면 정씨와 송씨는 이전부터 자주 세부 카지노에서 도박을 함께 즐기던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또한 거액을 걸고 도박을 하는 현지 도박꾼들 사이에서 자금 중개인으로 통하던 인물이었다고 운전수는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도박으로 수백만 페소를 탕진 한 뒤 400만 페소(한화 약 1억원)의 도박빚을 지자 현지인 경호원을 고용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 일당은 세부 자택에서 나오던 정씨와 그의 필리핀인 여자친구 찰리스 산티아고를 납치해 포박한 뒤 몇 시간 동안 차로 세부 전역을 돌며 석방 대가로 60만 페소(한화 약 1600만원)를 요구했다.

경호원 3명은 정씨와 그의 여자친구를 차에 태운 채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이용해 정씨의 계좌에서 20만 페소(한화 약 55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세부에 거주중인 친척들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달라고 도움을 청했고 놀란 친척들의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해 결국 정씨 등을 구출하고 경호원 3명을 검거했다.

체포된 경호원 3명은 경찰에서 "송씨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송씨를 범행의 배후로 지목했고 결국 경찰은 한국으로 도주하려던 송씨를 세부 막탄 공항에서 검거했다.

세부 현지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경호원들에게 정씨 외에도 친분이 있는 한국인 사업가 몇 명을 납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경찰은 29일 사건을 세부 현지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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