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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접촉' 남북 수석대표 김규현·원동연은 누구?

내일 판문점 평화의 집서 '차관급' 회담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4-02-11 10:27 송고 | 2014-02-11 11:42 최종수정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2014.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남북한이 오는 12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차관급 고위급 접촉을 열기로 11일 전격 합의한 가운데, 이번 회담에 임하는 양측 대표단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 측에선 김규현(61)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그리고 북측에선 원동연(66)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제1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이번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측 회담 수석대표인 김 차장은 현 정부 외교·안보 분야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의 차관급 인사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다.

NSC는 국가안전보장과 관련한 대외정책과 군사정책, 국내정책에 관한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헌법에 그 설치 근거를 두고 있으며, 국가안보실장이 NSC 상임위원장을 맡아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안보실 1차장이 NSC 사무처장으로서 이를 실무 지원한다.

전임 이명박 정부 당시 폐지됐던 NSC 사무처는 작년 말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 및 동북아시아 역내 현안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부활'했고, 김 차장은 이달 3일 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으로 선임됐다.

안보실 차장 선임 직전까지 외교부 제2차관으로 근무한 김 차장은 외교부 입부(入部) 이후 북미1과장과 북미국 심의관, 주미공사 등을 역임한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아울러 김장수 현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06~7년 국방부 국제협력관으로 파견 근무한 경험이 있어 국가안보 관련 사항에도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차장이 초대 안보실 1차장으로 발탁된 것도 이 같은 경력을 두루 감안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앞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김 차장 내정 시실을 발표하면서 "리더십과 대외협상력 및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국가안보에 대한 전략적 마인드를 겸비한 점이 고려됐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차장은 안보실 차장 자격으론 첫 대외 무대이자,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이기도 한 이번 회담을 통해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원활한 진행 방안 등을 협의하는 한편, 북한의 '키 리졸브'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요구에 맞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인사가 남북한 당국 간 회담에 수석대표로 나서는 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7년 12월29일 개성에서 열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 백종천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장관급)이 수석대표로 참여한데 이어 두 번째다.

이와 관련, 북한 측은 이번 회담을 제의하면서 우리 측에 '청와대 관계자'의 참석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선 김 차장 외에도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들이 회담 대표단으로 나설 예정이다.

북한 측 회담 수석대표인 원 부부장은 북한의 대남 총책인 김양건 통전부장 아래 부부장들 중 가운데 가장 선임으로 지난 20여년간 남북한 간의 주요 협상에 빠짐없이 참여해온 '베테랑' 회담일꾼이다.

노동당의 대외 부문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아태위)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원 부부장은 우리 직급으로 따지면 '차관급'이지만, '장관급' 이상의 실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 부부장은 1990년 1~7차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북측 수행원으로 처음 대남 협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로 1992년 3월 남북고위급회담엔 군사분과위원으로, 같은 해 5월 열린 남북군사공동위엔 북측 위원으로, 그리고 95년 7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차 남북 쌀 회담 땐 북측 대표로 참석했다. 같은 해 9월 열린 3차 쌀 회담에서는 북측 대변인을 맡았다.

원 부부장은 특히 2002년 북측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한데 이어, 2004년 6·15공동선언 4주년 국제토론회가 열렸을 때도 서울을 찾았다. 2007년에도 남북총리회담 북측대표단으로서 서울을 다녀간 바 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문안 작성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 부부장은 이후에도 2009년 8월 고(故)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6주기 추모식에 참석,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났으며, 특히 같은 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 부장 간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비밀접촉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땐 김양건 부장과 함께 북한 측 조의(弔意) 특사단으로 파견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또 작년 6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양측 수석대표의 '격(格)' 논란으로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 땐 북측의 보장성원(안내요원) 명단에 '원동연'이란 이름이 포함돼 있어 원 부부장이 당시 회담을 '막후에서 지휘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원 부부장은 지난해 처형된 장성택과도 상당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남사업에서의 배제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번 회담에 북측 대표단장으로 참여케 됐다.

북측에선 원 부부장 외에도 대남사업에 관여하는 실무진들이 이번 회담에 참석할 전망이다.

아울러 북측은 올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서부터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해온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이 같은 점을 재차 거론하면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에 이언 금강산 관광 재개, 그리고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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