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SBS·tvN 이어 MBC까지…계속되는 '일베' 방송사고

SBS 8시 뉴스, 노 전 대통령 비하 합성사진 사용
SBS 8시 스포츠뉴스, tvN에선 '일베'대학교 심볼마크 방송

(서울=뉴스1) 김종욱 인턴기자 | 2013-12-18 02:36 송고 | 2013-12-18 02:41 최종수정
MBC '기분 좋은 날'. © News1
MBC 아침 프로그램 '기분 좋은 날'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이 쓰여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사용자들이 만든 것으로 이 같은 일베 관련 방송사고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18일 방송된 '기분 좋은 날'은 '생활 속 희귀암'을 소개하면서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미국의 유명 화가 밥 로스를 소개했다. 그러나 자료 화면 속 얼굴은 밥 로스가 아닌 노 전 대통령이었다. 그 뒤로 보이는 이젤 위 유화에는 노 전 대통령이 트럼프 카드 게임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합성돼 있었다.

이는 지난 3월 일베 사용자 '좌*****'이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기 위해 만든 합성 사진이다. '기분 좋은 날'을 제작한 외주 제작사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우리 측 제작진이 MBC에서 함께 회의 중"이라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곧장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인터넷에는 "MBC에 일베 첩자가 있는 건가", "누가 봐도 눈에 띄는 자료인데 어떻게 저걸 썼지", "역대 최악의 방송사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베 사용자가 만든 합성사진이 방송에 등장해 물의를 빚은 사례는 지난 8월 처음 발생해 이번이 네 번째다.
SBS '8시 뉴스'. © News1

지난 8월20일 SBS '8시 뉴스'는 일본 수산물의 방사능 문제를 다룬 '日 수산물…현지 검사 잘 되고 있나?' 보도에서 후쿠시마산 가자미류의 방사능 검출량 도표를 사용했다.

이때 도표 중앙 하단에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흐릿하게 노출됐다. 이는 일베 내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할 때 흔히 사용하는 합성 사진이다.

방송 직후 큰 논란이 일자 SBS는 당일 밤 사과문을 통해 "제작진의 부주의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가족그리고 관련된 분들께 큰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SBS '8시 스포츠 뉴스'(위쪽), 케이블채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 © News1

일베 관련 합성사진으로 인한 방송사고는 반복됐다.

SBS '8시 스포츠 뉴스'는 9월27일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정기 대항전인 '2013 고연전' 농구 경기를 보도했다. '고려대, 연세대에 완승'이란 제목과 함께 나온 자료화면 위에는 두 대학의 심볼마크가 선명했다. 문제는 연세대학교의 마크가 일베에서 제작한 합성 이미지였다는 점이다.

연세대학교의 공식 마크에는 '연세'를 상징하는 자음 'ㅇ'과 'ㅅ'이 형상화돼 있지만 이날 SBS '8시 스포츠 뉴스'에 사용된 자료에는 '일베'를 뜻하는 'ㅇ'과 'ㅂ'이 새겨져 있었다.

케이블채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 역시 이 같은 '일베대' 이미지를 사용했다. 지난 11월8일 '2014 대학 가는 법 19' 특집 방송에서 국내 주요 대학교의 심볼마크가 화면에 나오던 중 SBS '8시 스포츠 뉴스'에서 사용됐던 '일베'대학교 합성 이미지가 전파를 탔다.

SBS의 최초 방송사고는 지난 10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주의' 조치를 받았다. SBS는 두 차례 방송사고 직후 모두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tvN 측도 '강용석의 고소한 19' 방송 이튿날 "'ㅇㅂ'라는 일베 로고가 방송되는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하고 재방송에서는 이미지를 수정했다.

이처럼 일베 문제가 방송가를 시끄럽게 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누리꾼들은 다양한 비판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에는 "단순한 방송사고라고 볼 수 없다. 관계자들을 분명히 찾아내야 한다", "SBS부터 시작해서 tvN, MBC까지 모두 제정신이 아니구나", "하다못해 고등학교 방송국에서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을 거다", "SBS, tvN, MBC 모두 방송 제작을 얼마나 성의 없게 하면 이럴까"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monious@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