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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핵심무기에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 사용(종합)

국방기술품질원, 위·변조 군수업체 무더기 적발
3년간 34개 업체 125건 위·변조…사정기관 고발조치
수리온헬기·자주포·보병전투차 등 국산화 무기도 사용

(서울=뉴스1) 김정욱 기자 | 2013-11-11 01:49 송고 | 2013-11-11 01:51 최종수정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뉴스1 © News1 김종길 기자


군수품을 납품하는 업체들 가운데 공인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최근 3년간 납품된 군수품 13만6844품목 부품과 원자재류에 대한 업체 제출 공인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34개 업체가 125건을 위·변조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품원은 이 업체들을 지난 7일 사정기관에 고발조치했다.

적발된 사례들은 지상장비, 항공장비 등 부품류를 제작하는 협력업체의 원자재 시험성적서 위·변조가 23개 업체 103건이고 기타 식품, 피복류 등 납품업체가 11개 업체 22건이다.

공인기관이 발행한 시험성적서의 일부 항목을 변조해 공인기관이 발급한 것처럼 성적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과거에 발행한 성적서의 날짜를 조작하는 등 부정행위가 위·변조 주요 내용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리온 헬기와 K9자주포, K200A1보병전투차, 구난전차 등 우리 군이 국산화에 성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무기와 장비들에도 시험성적서가 위·변조된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리온의 경우 와이퍼조립체 원자재, APU 시동모터 원자재 등이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으로 확인됐다.

헬기와 같은 항공장비는 사소한 결함이 추락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현재 실전배치가 진행 중인 수리온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비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수리온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 측에 구매를 타진하고 있지만 엉터리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이상 해외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K9자주포에는 차량걸쇠, 밀대, 절연판 등 원자재가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이었다.

또 K200A1보병전투차에는 공기통용 호스와 공기정화기 여과지, 구난전차에는 U-볼트 및 브라켓류 등 원자재가 시험성적서 위·변조 부품이 사용됐다.
K9 자주포. © News1 한재호 기자


그 동안 기품원은 핵심성능과 고위험도 제품 중심으로 군수품 품질관리를 수행하고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위험도가 낮은 품목들은 계약업체에 위임해 진행해왔다.

최창곤 기품원장은 “이번 위·변조 사례는 품질관리 위임 품목에서 발생한 것으로 제도상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까지 위·변조 품목들로 인해 장비가동 중단이나 운용간 불만제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품원은 내구도와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해 군과 협조해 장비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전량 리콜조치를 실시하고 정상품으로 교체 또는 하자구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변조한 업체들에 대해 법적 고발조치 및 관련기관에 통보하고 손해배상 청구, 부당업체 제재, 향후 입찰 배제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위·변조 군수품 납품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또 검증 범위를 확대해 5년 전 납품 물량까지 추가 검증을 실시하고 위·변조 업체가 밝혀질 경우 동일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이번 검증 결과를 계기로 기품원은 성적서 검증체계 등 계약업체의 이행요건 강화, 비윤리적 행위 시 국방품질경영시스템 인증취소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국방품질경영시스템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시험성적서 상시 추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군수품 품질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1년 설립된 기품원이 군수업체 시험성적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지난 30여년 간 기품원이 업체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기품원 측은 “비용문제 때문에 업무절차를 간소화하다 보니 그 동안 시험성적서 모두를 조사하기 힘들었다”면서 “앞으로는 전수조사 비용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예산에 6억원 정도를 추가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책임은 우리에게 있으므로 우리 직원 가운데도 문제가 발견되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앞으로 부당업체들이 제품을 납품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군수품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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