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유역 하천 수질 상태가 심각하다.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만경강과 동진강 등 새만금 유역 하천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질 연구조사에서 10곳 중 3곳이 최하 등급인 6등급(BOD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됐던 익산천은 물론이고 전주천 등 다른 수계에서도 6등급이 적지 않았다.
◇만경강 수계 최악
현재 새만금 수질은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16곳)과 새만금지방환경청(17곳), 금강물환경연구소(8곳) 등 3개 기관에서 매월 41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3개 기관에서 따로 조사를 하다 보니 종합적인 수질 분석이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사 대상이 일부 주요 지점에 국한돼 있어 실질적인 수질 개선 대책을 세우기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보건환경연구원은 보다 종합적인 수질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자체적으로 72곳을 선정해 2010년부터 매월 수질을 체크해오고 있다.
조사 지점은 새만금으로 직접 유입되는 만경강과 동진강 40곳과 전주천, 삼천, 익산천, 마산천 등 이들 하천 수계 32곳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12년 새만금 유역 수질 조사연구 보고서를 보면 전체 72곳의 31.9%에 달하는 23곳의 BOD가 최하 등급인 6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익산천과 전주천 등 만경강 수계가 심했다.
익산천은 조사 대상 전체가 6등급이었다. 인근 마산천과 용암천, 목천포천 일부도 6등급을 받았다.
전주천의 경우 승암교 등 상류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이성보, 하수처리장방류수, 미산교, 화전보 등 하류 수질이 최하 등급으로 나왔다.
동진강 수계에서는 덕천천, 새만금 직접 유입 수계 중에서는 계화갑문이 각각 6등급을 받았다.
◇익산천
익산천은 왕궁천 합류 후 입석교 지점에서 BOD가 10.1㎎/ℓ로 6등급으로 조사됐다.
BOD가 10㎎/ℓ를 초과하면 최하 등급인 6등급으로 매겨진다.
가축분뇨처리장 방류수, 주교제 배출수 등이 유입된 이후인 문종부락 지점에서는 무려 72.1㎎/ℓ까지 수치가 높아졌다.
이렇듯 익산천의 수질이 나쁜 이유는 익산왕궁축산단지의 가축분뇨 및 생활오수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축분뇨와 생활오수가 주교제 등을 통해 가축분뇨처리장 방류수로를 거쳐 익산천에 유입되면서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천과 삼천
상대적으로 깨끗했지만 전주천도 의외로 수질이 나빴다.
원당정수장에서부터 가련교까지 1등급을 보이던 전주천 수질은 신계보(3등급)를 지나며 조금씩 악화되다 이성보에 이르러서는 6등급으로 최하 등급으로 떨어졌다.
주된 오염원은 전주환경사업소 방류수와 삼천으로 분석됐다.
이성보 상류에 있는 금학천(전주공단 배수)이 전주환경사업소로 유입되지 않고 큰비가 내릴 때 전주천으로 곧바로 흘러들면서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전주환경사업소 배출 방류수도 법적인 기준은 충족시키지만 지속적으로 전주천에 유입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지목됐다.
삼천의 경우 삼천취수장까지 1등급을 유지하다 이동교(2등급), 서곡교(3등급)를 지나면서 수질이 점차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지역 농업활동에 따른 오염, 중복천 등 하수처리시설이 없는 지역에서의 하수 유입 등이 수질 악화 이유로 파악됐다.
이렇게 수질이 악화된 삼천은 전주천으로 합류된다.
◇만경강·동진강 총량목표수질 미달
사정이 이렇다보니 만경강의 수질이 좋을 리 없다.
보건환경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만경강 대표지점인 백구제수문의 BOD는 6.0㎎/ℓ(4등급)로 나타났다.
이는 이 지점의 총량목표수질 4.2㎎/ℓ를 크게 초과하는 것이다.
총량목표수질을 맞추지 못하면 각종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만경강 수질은 2010년 이후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다 지난해 다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진강도 대표지점인 군포교의 BOD가 3.15㎎/ℓ로 총량목표수질인 3.1㎎/ℓ을 넘어섰다.
◇감시 체계 및 환경기초시설 시급
정부는 새만금 호소 목표수질로 농업용지구간과 도시용지구간을 각각 4등급과 3등급으로 정했다.
2015년 상반기에 새만금 수질 중간평가를 실시해 새만금 담수화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수질이 기대한 것보다 나쁘다고 판단되면 담수화 시기를 늦추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은 물론이고 전주천과 익산천 등 이들 하천으로 흘러드는 수계의 수질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보건환경연구원의 지적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보고서 결론을 통해 전주천의 이성보~화전보 구간처럼 감시 체계만 잘 구축하면 오염물질 유입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하수처리장과 익산가축분뇨처리장과 같은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최악의 상태인 익산천에 대해서는 왕궁지역 가축분뇨 유입을 막기 위한 저류지 설치, 주교제에 쌓인 가축분뇨 및 퇴적물 처리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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