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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손학규 당 상임고문의 만남이 23일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그러나 문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발생했던 앙금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다른 전 경선 후보들과 함께 만나는 공식 회동에 잇따라 불참하는 등 손 고문의 독자적인 행보에 문 후보 측은 적잖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당초 문 후보 측이 예고한 것과 달리 이날 오전 문 후보와 손 고문, 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 경선 후보 3인방과의 만남에 손 고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 후보는 "손 후보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있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고개가 갸우뚱해질수밖에 없었다. 당 대선 후보와 두 명의 전 당 대표, 전 경남지사가 동석하는 중요 모임을 주선하면서 참석자 간 일정 조정도 거치지 않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와 손 고문의 공식회동 불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 고문은 지난 4일 열린 문 후보의 자문기구인 고위전략회의 모임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었다.
손 고문은 오전 모임에 불참했지만 이날 문 후보와의 단독 오찬에는 응해 일부에서는 손 고문이 다른 경선 후보와의 동석을 불편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며 문 후보를 압박했던 손 고문인 만큼 정 고문 및 김 전 지사 등과는 구별되는 모습으로 문 후보와의 회동을 갖기를 원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경우라면 문 후보 측이 손 고문을 적절히 배려하지 못한 것이다.
손 후보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으로 당을 옮긴 후 두 차례나 당대표를 역임하고 야권통합을 이루는 등 상당했던 자신의 존재감에 걸맞는 예우를 의식했을 수 있고 17, 18대 두 례의 대선 과정에서 모두 당내 경선 모두 2위로 고배를 마신 것에 대한 아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손 고문의 측근 인사인 신학용 의원은 "손 고문이 요즘 경선기간 동안 자신을 도운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려고 전국을 다니고 있다"며 "회동에는 불참했지만 전국을 다니며 문 후보를 돕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손 고문 측 인사들이 대거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으로 이동하고 있어 손 고문이 문, 안 두 후보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안 후보 캠프에는 중산층으로 부터 큰 호응을 얻어낸 슬로건 '저녁의 있는 삶'을 생각해낸 김계환 전 메시지 담당관을 비롯해 김경록 공보특보, 강석진 공보특보, 이태흥 조직특보 등 손 고문 캠프에서 굵직한 임무를 맡았던 인사들이 안 후보 캠프로 가 주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이동이 경선 후 새로운 정치 인생을 시작하려는 손 고문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당 관계자는 "손 고문이 아직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끝내지 않은 것 같다"며 "손 고문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문 고문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찬 회동이 문 후보와 손 고문의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지 경선 참여 인사 간의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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