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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0일은 인육데이?"…끊이지 않는 괴담에 불안감 확산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2-09-21 14:07 송고
'쌍십절 괴담' 동영상 캡쳐. © News1


인신매매 괴담, 택시 괴담에 이어 '쌍십절 괴담'이 등장했다.
최근 온라인 게시판과 SNS 등을 중심으로 "쌍십절인 10월 10일은 중국인이 인육을 먹는 날이다. 한국인을 인신매매한 실제 영상도 있다"고 주장하는 괴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괴담이 담긴 동영상에는 "10월 10일은 쌍십절이라는 중국의 명절이며 이날 인육을 먹는 풍습이 있다"면서 "중국에서는 인육을 먹으면 사형에 처해져 고위층들은 한국에 와서 '인육 패키지 관광'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한 해 실종자가 수백 명인데 이들이 인육 공급책 조직에 희생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인육매매를 하던 조직폭력배의 증언'이라는 글도 돌고 있다.
이 글에는 "오원춘 같은 인육 도살자들과 연결된 한국의 인육 공급책들이 약 50여명 정도로,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납치할 때는 5,6명이 냉동탑차나 봉고차, 택배차에 대기하고 있다가 납치 대상을 삐끼들이 유인한다"고 적혀 있다.

또 "한국의 인육시장이 생긴 것이 벌써 10여년 정도"라고 주장했다. 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오원춘. (경인일보 제공) © News1


쌍십절 괴담은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는 범죄를 저지른 '오원춘 인육 괴담'에 이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오원춘의 범행 목적이 인육 공급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지난 6월 1심 담당 재판부가 "오원춘 사건이 인육제공 목적을 배제 못한다"며 사형을 선고해 논란이 됐다.

이와 같은 괴담이 확산되자 트위터러들은 "중국에서 인육사냥하러 온다던데 괴담인지 뭔지 몰라도 무섭다"(@patc*****), "세상이 너무 무섭다"(@bums*****)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인육 괴담에 등장하는 쌍십절은 중국의 '인육 데이'가 아니라 대만의 건국기념일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10월 10일을 쌍십절로 기념하지 않는다.

비슷한 괴담이 내용을 조금 바꾼 채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월에는 "010-XXXX-4040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지 말아라. 받자마자 2만5000원이 차감된다. 이것은 한 지역 경찰관이 알려줬다"는 메시지가 카카오톡 등 SNS 메시지를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이 메시지에서 언급된 해당 경찰관은 이와 같은 내용을 전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안철수 연구소장' 이름으로 퍼진 괴담. © News1


또 이 괴담은 이미 앞선 1월 '안철수 연구소장'의 이름을 달고 한차례 SNS를 통해 번졌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던 괴담과 내용이 비슷하다.

당시 "수신 중 끊어진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면 2만3000원이 결제된다"는 글이 트위터를 통해 번졌다. 이 글은 "통신담당 경찰수사대도 손을 못댈 정도로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사기 행각을 한다고 하니 모두들 각별히 조심하십시오"라고 쓰여 있어 네티즌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이 괴담이 퍼졌을 당시 통신사 관계자나 경찰 관계자, 안철수연구소 모두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택시 괴담'도 지난해 11월 이슈가 됐던 건어물 인신매매 괴담과 상당히 비슷하다.

건어물 인신매매 괴담은 트위터를 통해 "길에서 건어물 판다며 냄새 한 번 맡아보라고 접근하면 신고하거나 도망 갈 것. 건어물이 아니라 에틸에테르(마취제의 일종)란다"며 "중국에서 건너온 장기매매 관련 신종범죄"라는 내용이 당시 트위터에서 수회 리트윗됐다.

택시 괴담은 "택시를 타면 오징어 비린내 같은 가짜 냄새가 난다"며 "손잡이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물질에 젖은 휴지나 수건이 있는데 이 냄새를 맡는 순간 승객은 쓰러지고 택시기사는 승객의 장기를 적출해 불법매매한다"는 내용이다.

건어물 괴담에서의 '에틸에테르'라는 물질이 '클로로포름'이라는 물질로 바뀌었지만 두 물질 모두 순식간에 사람을 기절시키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괴담을 파악하고는 있지만 말도 안 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불안을 조장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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