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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스윙브라우저로 2년내 구글 크롬 제친다"

[인터뷰] 정상원 줌인터넷 부사장 "반년만에 220만 다운로드"
IE 결점보완...빠른속도에 '해킹·피싱 보상' 등 새로운 개념 더해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2014-06-24 23:14 송고 | 2014-06-25 00:49 최종수정
정상원 줌인터넷 부사장. © News1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 스윙브라우저가 구글 크롬을 잡는다."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줌인터넷'은 여러모로 패기 넘치는 회사다. 지난 2011년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으로 고착화돼 있는 국내 포털 시장에 '줌닷컴'으로 도전장을 내민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지배하고 있는 브라우저 시장에 '스윙브라우저'를 내놓으며 도전했다. 줌인터넷의 거침없는 행보는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지며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내몰렸다.

그러나 줌인터넷은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니다'라며, 머지않아 '스윙브라우저'를 국가대표 브라우저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줌인터넷의 도전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정상원 줌인터넷 부사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말까지 구글 '크롬'의 점유율 12%를 넘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크롬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크롬을 잡는 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크롬 제칠 수 있다"
글로벌 IT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 브라우저 시장(PC 기준)은 IE가 74.46%, 크롬이 21.69%를 차지하고 있다. 스윙브라우저는 스탯카운터의 시장점유율 산출 항목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 IE, 크롬과의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줌인터넷은 대략 2%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2%의 국산 브라우저가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무기가 필요하다. 정 부사장은 "스윙브라우저는 서비스형 브라우저"라며 "우리는 스윙브라우저에 다양한 서비스 요소를 입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기능적인 웹서핑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더라도 우리는 국내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잘 알고 또 즉각 대응하고 배포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크롬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누적 다운로드수 220만(PC 기준)을 기록한 스윙브라우저는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브라우저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정 부사장은 "인터넷 브라우저는 전세계 사람들이 운영체제(OS)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라며 "사업부문이 무궁무진해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국내 사용자들의 대부분이 IE를 사용하지만 IE에도 분명히 불편한 부분들이 있고 크롬이 지지부진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브라우저'라는 틈새를 노린다면 '국가대표 브라우저'로의 성장도 가능하리란 비전에서다.

"브라우저를 만들고 싶은 욕심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프로그램 개발의 난이도가 높고 우리나라는 액티브엑스를 지원해야 해서 엄두를 못냈다"는 정 부사장은 "오픈소스를 잘 변형해서 윈도 액티브X에서도 잘 돌아가는 브라우저를 만들어보자는 접근으로 2010년 개발에 들어갔지만 잘 안되더라"고 말했다.

"불가능이란 말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정 부사장은 "상상하는 것의 99.99%는 컴퓨터에서 구현할 수 있지만 0.0001%에 해당하는 '안되는 일'이 있는데 그게 액티브X 지원"이라고 했다. '액티브X'란 벽에 부닥쳤지만 곧 돌파구가 생겼다. IE에 최적화된 사이트는 윈도의 트라이던트 엔진(윈도 버전의 IE가 채용하고 있는 레이아웃 엔진)을 이용해 지원하되 이밖에 인터넷 표준을 지키는 사이트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지원하고 이를 사용자가 하나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이 떠오른 것이다.

정 부사장은 "알약, 알집 등 국민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경험, 그러니까 뭔가를 잘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데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IE에서 발생하는 속도 저하, 특정사이트 접속불가 등의 불편사항을 해결한 '알브라우저', 지금의 스윙브라우저가 탄생했다.

경쾌하고 빠른 리듬의 스윙댄스가 떠오르는 스윙브라우저는 이름 그대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웹키트 기반의 렌더링 엔진을 채택해 웹 표준을 따르는 사이트의 브라우징 속도를 높였다. 또 툴바를 통해 지원되던 부가 기능들을 기본 채택해 한번더 속도를 키웠다. 또 필요한 사이트에 대해 액티브엑스를 추가 지원하며 고객제보를 통해 국내 사이트 호환성을 높였다.

스윙브라우저 '해킹·피싱 보상 서비스'. © News1


◇해킹·피싱 당하면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

스윙브라우저는 이러한 기본적인 특징에 더해 '서비스형 브라우저'란 성격에 걸맞은 색다른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스윙브라우저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해킹, 피싱 피해에 대해 최대 100만원까지 피해금액을 보상하는 '해킹·피싱 보상서비스'다.

지난달 22일 출시한 '해킹·피싱 보상서비스'는 스윙브라우저에 로그인해 서비스 이용자 등록을 거치면 12개월간 이용할 수 있다. 보상 청구시 복잡한 과정을 거치거나 여러 종류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없이 피싱, 스미싱, 파밍 등으로 피해를 입은 날짜에 스윙브라우저를 한 번이라도 실행한 내역만 있으면 보상받을 수 있다. 스윙브라우저 실행 내역은 스윙브라우저 서버와 이용자 PC에 모두 기록돼 이 또한 까다로운 입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스윙브라우저의 '해킹·피싱 보상서비스'는 국내에서는 최초지만 중국의 '치후360'이 이미 선보인 서비스다. 정 부사장은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나, 쇼킹했다"며 "이용자들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고가 벌어지면 보상한다는 개념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리도 하자'고 나선 정 부사장은 비용 문제로 인한 내부 반대에 부딪혔지만 "사용자들에게 돌아간 서비스와 만족은 결국 돌아오게 돼 있다"는 생각으로 6개월간 개발에 공들였다. 모기업인 이스트소프트가 보안전문회사이고 '알약'을 성공시킨 경험도 뒷받침돼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서비스 출시 1개월이 지난 현재 주변 반응은 좋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없다. 정 부사장은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보상 금액과 서비스의 내용을 한번더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털사이트 '줌닷컴'의 검색 기능에서도 내달 주가와 관련해 다른 포털에는 없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인 줌인터넷은 내달 큰 폭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등 국내 인터넷 시장 변화로 인해 줌인터넷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참이다.

정 부사장은 "다음과 카카오의 사례에서 회사 인수에 대한 자극을 크게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국내 포털 업계가 '2강 다약'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 본다는 정 부사장은 "강자 둘이 싸우면 저희로서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며 "줌닷컴의 검색을 강화해 기반을 다지고 여러 새로운 서비스를 얹는다면 해볼만하다"고 자신했다.

2009년 설립된 줌인터넷의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는 '흑자'다. '불가능'을 말하지 않는다는 정 부사장은 "흑자전환을 위해 무리한 서비스는 지양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며 "검색포털이란 방향에 맞는 서비스 위주로 내놓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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