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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피할 수 없다면…증권가 사장의 위기극복

현대證 윤경은·한화투자證 주진형 앞장 서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4-06-13 09:01 송고 | 2014-06-13 10:03 최종수정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 News1
지난 1년 동안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만 3000명이다. 구조조정이라는 아픈 과정이 잇따르다보니 리더격인 사장이 앞장서 비난을 받는 것은 단명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최근 증권가에는 앞장서 총대를 매겠다는 사장들이 하나 둘 나서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전면에 나서 리더십을 적극 발휘해 경영개선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 11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경영 담화문'이라는 글을 올려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담화문에는 고강도의 인력감축과 비용절감 계획이 명시됐다. 사장이 직접 나서 '총대를 맨' 셈이다. 많은 증권사들이 다수로 구성된 이사회 결정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모호한 책임을 서로 나눠가졌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윤 사장은 "최근 경영진단 결과, 회사가 획기적인 비용절감 혁신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연간 800억원 이상, 특히 리테일 사업부분은 최대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며 "현 시간부로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물건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절감까지를 포함한 강도 높은 경영혁신방안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현대증권은 임원 퇴직위로금을 폐지하고 리서치센터의 구조조정과 운영경비 30% 삭감안 등을 실시 중이다. 통신비와 차량유지비 등의 비용도 대폭 줄였다.

윤 사장은 여기에 추가로 조직을 통폐합하고 운영경비를 20% 추가로 줄여 총 50%의 삭감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현대증권은 일률적인 임금 삭감안과 인력 구조조정안을 놓고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의 경우 위로금 지출이 뒤따르기 때문에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 News1

윤 사장에 앞서 증권가에는 먼저 칼을 빼 들었던 리더가 있었다. 바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다. 실제로 주 사장에게는 '칼잡이'라는 별명이 있다. 본인은 껄끄럽게 여기는 별명이지만 그의 '칼질'을 받은 회사는 위기를 극복하는 저력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주 사장은 지난 2004년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이 탄생할 당시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했었다. 그의 결정은 향후 우리투자증권이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자리잡는 데 골격이 됐다.

이에 증권가는 주 사장이 지난해 한화투자증권 사장으로 시장에 돌아올 때 기대와 걱정이 섞인 시선을 보냈다.

그의 별명대로 주 사장은 부임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회사에 적용했다. '450명 구조조정'과 '저성과자 프로그램', '급여체계 변경안' 등을 직원에게 제시하며 이 안을 모두 받아들이면 재임 동안 추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후 회사는 250명을 정리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적자탈출에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1~2013년 연속 적자를 냈지만 사실상 주진형 대표 체제로 바꾼 원년인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3억원, 순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주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5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침체된 주식시장의 원인이 증권업계 내부에 있다"는 '반성문'을 올렸다. 앞으로 과도한 주식매매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영업방식을 개선하고, 매매수수료를 기준으로 해 온 성과급도 폐지하는 등 고강도의 비용절감책을 약속했다.

그는 "이런 고객 중심 영업방식 개편은 쉬운 일은 아니고 직원들에게도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그래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두 증권사 사장의 결단과 선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맹장이 필요한 시기가 있고 덕장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며 "수년간 위기에 내몰린 증권사로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 줄 사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직원은 "결국 사람을 자르면서 살아보겠다는 얘기"라며 "회사는 살지 모르지만, 자리에서 밀려난 수천명의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는 잔인하기만 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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