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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KBS 사태' 일파만파

보도본부 부장단 일괄 사퇴…사장 사퇴 촉구
KBS 안팎서 거센 반발…평기자는 자성의 목소리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4-05-16 06:50 송고
길환영 KBS 사장이 김시곤 보도국장의 막말 파문과 관련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 효자동 사무소 앞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한 뒤 청와대 방향으로 떠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세월호·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의혹으로 불거진 'KBS 사태'가 16일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도본부 부장단의 일괄 사퇴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는 김 전 국장의 폭로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9일 논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자리에서 '그동안 길 사장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왔다. 길 사장은 사퇴하라'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다.

당시 김 전 국장은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길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국장은 예상치 못한 폭로를 했다. 당초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을 해명할 것이라고만 예상됐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사측은 '개인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점차 커져만 갔다.
이후 KBS노조는 11일 '창사 이래 최대 위기…길 사장은 조속히 결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길 사장이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청와대 보도 외압의 실체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도 12일 성명을 내고 "KBS 보도의 편파성이 청와대와 오로지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사장의 지시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길 사장이 스스로 책임지는 길 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급기야 13일에는 "지난 11일 오후 3시쯤 보도국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던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이 청와대 근처에서 모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KBS노조 취재 결과 확인됐다"는 KBS노조의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후 KBS 안팎에서는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KBS노조와 KBS새노조가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KBS 기자협회는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 시민단체들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KBS에서 이뤄지고 있는 '보도통제'와 '거짓보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길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길 사장이 김 전 보도국장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여의도 KBS본사를 찾았을 때 길 사장은 면담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뒤, 청와대 측에서 길 사장을 호출한 뒤에야 모습을 나타내 뒤늦은 사죄를 하게 됐다.

한편 KBS 내부에서는 세월호 보도와 관련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입사한 KBS 40기 기자들과 39·38기 기자들은 지난 7일 사내 보도정보시스템(기사작성용)에 세월호 참사 보도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담은 '반성합니다'라는 머리말의 글을 연달아 올린 바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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