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터미널 점령' 장애인들, 20일 좌석 200개 예매(종합)

전동휠체어 탄 장애인 200여명 동시에 고속버스 예매
장애인들 타는데 시간 걸려 강남고속터미널 지연 예상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이 목적..."우리도 버스타고 싶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4-04-10 14:23 송고 | 2014-04-11 00:49 최종수정
지난 3월 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동아운수에서 교통장애인협회, 특수장애인협회 등 장애인 단체 대표들과 서울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중저상버스 도입과 문제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이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을 벌인다.
장애인단체 연대기구인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장애인 200여명이 20일 오전 10시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날 결의대회'를 가진 후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희망의 고속버스타기 투쟁'을 벌인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으로 집회를 마친 뒤 지방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교통수단으로 고속버스를 택했다. 10일 현재 부산과 대구, 울산, 포항 등 경부선 각지로 출발하는 버스 20대에 10좌석씩 총 200좌석의 예매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들이 탄 무거운 전동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리프트가 마련된 고속버스는 없는 상태다. 장애인들을 버스에 태우기 위해서는 터미널 직원 등이 직접 손으로 탑승을 도와야 한다.
또 버스 출입문의 폭보다 전동휠체어의 너비가 더 넓은 경우가 많아 휠체어를 버스에 싣지 못하는 일이 많다. 운 좋게 출입문을 통과하더라도 버스 안의 통로가 좁아 휠체어가 진입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희망의 고속버스타기 투쟁'이 벌어지는 2시간 동안 경부선 각지로 출발하는 고속버스 20대가 동시에 출발 지연사태를 겪을 것으로 보여 터미널 일대에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투쟁의 목적이 장애인의 이동권 쟁취라고 밝혔다.

전장연 관계자는 "시외로 나갈 때 가장 접하기 쉬운 교통수단은 고속버스이지만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탑승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이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동휠체어를 쉽게 실을 수 있는 저상버스를 확대하고 장애인용 리프트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이 놓인 이런 현실을 환기시키고 이들의 시외이동권을 보장하도록 정부에 촉구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게 이번 투쟁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국고속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버스 출입문의 너비 등의 문제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에 탑승하는 것은 어렵다"며 "표를 예매했어도 탑승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난감해 했다.

이어 "그래도 표를 샀으니 이들이 탑승하고자 하는 시도를 막을 방법은 없다"면서 "이로 인해 버스를 이용하는 다른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병준 전장연 정책교육실장은 "전동휠체어가 버스에 들어가기 힘든 현실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버스 승차를 시도해 우리의 요구를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실장은 "시민들께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일년 내내 원하는 곳에 다닐 수 있는 자유를 가진 비장애인이 일년 내내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현실에 하루라도 공감해줬으면 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현재 버스에 탑승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다"며 "버스가 지연돼 불편을 겪을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3월 4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동아운수에서 교통장애인협회, 특수장애인협회 등 장애인 단체 대표들이 중저상버스에 시승해보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themoo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