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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잇단 사고 "속도전 공사 원인" 지적

배관작업 근로자 사망…지난 1년간 8명 사상
무리한 공사 강행, 근로자 안전불감증 부추겨
"롯데건설, 초고층빌딩 건설 기술 갖추지 못해"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4-04-08 05:43 송고 | 2014-04-08 05:51 최종수정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인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특혜 의혹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최근 1년 동안 발생한 추락·화재사고는 모두 4건이다. 2명의 근로자가 숨졌고 6명이 다쳤다.

이를 두고 5월 임시개장을 위한 롯데건설 측의 무리한 공사 강행이 근로자들의 안전불감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20분쯤 공사현장 12층 건물 옥상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황모(38)씨가 숨졌다.
이날 황씨는 냉각수 배관 기압테스트 중 이음새 부분이 터지면서 철제 배관에 맞아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월16일 0시2분쯤 공사현장 44층 컨테이너 박스에 불이 나 공사자재 7만원 상당을 태운 뒤 인명피해 없이 25분만에 진화됐다. 화재 원인은 전기누선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에는 공사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돼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해 10월에는 기둥 거푸집 해체작업을 하던 중 쇠파이프가 50m 아래로 떨어져 행인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콘크리트 균열로 안전문제가 제기돼 대한건축학회로부터 정밀 안전진단을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의 잇따른 사고가 롯데건설의 무리한 공사 강행, 초고층빌딩 건설기술 부족 등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종국 전국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근로자 개인이 안전수칙을 지키느냐 안지키느냐는 둘째 문제"라며 "
올해 개장을 못박아둔 채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공사가 잇따른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뼈대를 세우고 내부 인테리어, 유리 부착 등을 하는게 일반적인 공사관행인데 작업순서를 지키기 않고 이를 동시에 하는 중첩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등 작업간 엇박자가 나 앞으로도 사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롯데건설은 과거 아파트를 짓던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초고층빌딩을 짓는 기술은 경험으로 습득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과도기에 있어 관련사고도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공희 국민대 건축설계전공 교수도 "학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제2롯데월드와 같은 고층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다"며 "안전을 담보로 하는 기술을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감독 소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6월 사고 이후 자율안전관리업체 자격을 박탈당해 고용노동부의 감독을 받아왔다.

고용노동부 산재예방정책과 관계자는 "관할지청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해 엄중 처리하고 작업 중지 후 안전진단 조치 등을 병행할 수 있다"며 "필요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감독을 해 관련사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이 시행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제2롯데월드는 총 3조5000억원 규모로 현재까지 전체 약 6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중 123층, 555m 규모로 지어지는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편 제2롯데월드는 지난 2010년 11월 최종 건축허가를 받기까지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제2롯데월드는 1998년 최초 공사 허가를 받았지만 공군·항공 관련기관들이 비행안전을 이유로 각종 제동을 걸어왔다.

이 건물은 공군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와 인접해 있어 전시나 적의 국지도발 등 유사시 공군 작전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공항 활주로를 3° 변경하는 등 특혜를 받아 우여곡절 끝에 최종 허가를 받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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