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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위안부 문제 한국 지지, 책임자 처벌받아야"

저출산 문제..."다양한 보육시설, 근로시간 유연성 중요"
"첫 여성대통령, 민주화 결정체…여성 지위 더 개선해야"
"한국 문화에 더 자부심 갖고 해외 진출 더 적극적이어야"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2014-04-05 01:18 송고 | 2014-04-06 00:13 최종수정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과 기 소르망 교수가 4일 여성조선 주최로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포럼에서 대담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제공) © News1


"프랑스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 절망적이고 슬픈 이야기에 대해 책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방한중인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Guy Sorman) 파리정치학교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한국 피해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4일 오후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여성조선이 주최한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주제의 초청 포럼에 참석한 그는 한국의 양성평등 정책, 저출산 대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대담에서 조윤선 장관이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한 여성가족부의 노력을 설명하자 기 소르망 교수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프랑스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말하겠다. 프랑스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위안부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불행을 만든 사람은 윤리적 처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망적이고 슬픈 이야기에 대해 책임자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제에 대한 내 입장과 프랑스 입장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대담에 앞선 기조발표에서 기 소르망 교수의 신간 '세상을 바꾸는 착한 돈'과 관련해 한국문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난 1월 폐지를 주워 모은 돈을 어려운 학생들의 위한 장학금으로 남기고 떠나신 위안부 피해자 고(故) 황금자 할머니 얘기를 꺼냈다.

기 소르망 교수는 아울러 윤영미 아나운서의 한국 첫 여성대통령 탄생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의 탄생은 긴 민주화 과정의 결정체다. 민주주의란 긴 여정의 도착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동북아지역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평행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주 예외적인 국가다"면서 "여성 대통령의 탄생에 힘입어 인구 절반인 여성들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기 소르망 교수는 "첫 여성대통령 탄생이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지위를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여성 대통령이 펼칠 정책이다. 여성 대통령시대의 여성 지위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바로 여성가족부가 하고 있는 정책이다"고 말했다. "여성대통령의 성공에 힘입어 여성들이 더욱 부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저출산 극복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는 "정책적인 부분에서 대표적인 방안 2가지는 첫 번째는 출산휴가, 두 번째는 보육문제를 신경 쓴 것이다"며 "출산장려정책의 경우 수 십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여러 정당의 조율과 합의가 필요하고 프랑스는 정당간 협약을 맺어 가능했다"면서 "보육시설이 한 가지가 아니라 민간, 공공 등 다양화해서 여성들이 가능한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갖게 하는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웨덴이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공공보육시설만을 운영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좋지 않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부모들에게 제약이 된 것"이라며 "나도 애가 넷인데 보육시설의 다양성이 큰 힘이 됐다"고 체험을 들려주었다. "출산율이 높은 나라가 여성 고용률도 높다. 일하는 것과 출산이라는 것이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하는 직장어린이집도 좋은 대안이다. 시간제근무제, 근로유연성과 같이 연동시켜 한다면 좋을 것이다. 여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성과 한국문화에 대해서는 "한국 여성들이 문화에 대해 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문화를 해외에 진출시키는 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은 문화와 패션부분에 있어 지금껏 아시아에서 가장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 3000년전 예술경향과 오늘날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에 종종 가는데 보석공예에 3000년이나 된 역사를 지니고 오늘날도 발전하고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한 뒤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정말 기막히게 멋진 곳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잘된 박물관이다. 한 문명이 지닌 전체적인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고 극찬했다.

기 소르망 교수는 이날 조 장관이 두르고 있던 조각보 문양 스카프에 대해서도 감상을 말했다. "놀랍도록 아름답다. 어떤 문명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모여 있는 것을 보기 힘들다. 이토록 다양한 색채, 다양한 배합은 서구에는 없는 것"이라며 "한국은 문화와 패션부분에 있어 지금껏 아시아에서 가장 전통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다. 시간적 연속성에 놀랍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senajy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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