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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2014] '얼음위의 체스' 컬링, 메달 나와라 한국이 들썩

팀워크 중요, 선수들 다양한 이력 화제
"헐", "워" 고함치고 사인 주고받고…치밀한 전략 싸움
세계랭킹 참가국 중 최하위, 최근 상승세로 메달 도전장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14-02-12 11:31 송고 | 2014-02-12 11:34 최종수정
대한민국 여자 컬링대표팀(신미성,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엄민지)은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큐브 컬링 센터에서 스웨덴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2014.2.12/뉴스1 © News1 (소치(러시아)=뉴스1) 이동원 기자

얼음 바닥 위의 돌 덩어리(스톤)을 미끄러트려 네 겹으로 구성된 원형 표적(하우스)안에 집어넣어 득점하는 경기 '컬링'.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등 빙상 종목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컬링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국민적 관심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장'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5),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의 경기가 중계된 후 컬링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유치원 선생님부터, 아이 엄마까지 '색다른 이력'

컬링은 팀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운동이다. 이에 우수한 각 포지션별 선수를 선발하는 구기 종목과는 달리 기존 팀 자체가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대표팀 이전 '경기도청' 소속이었던 이들은 지난해 4월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를 누르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5년이란 시간 동안 함께 땀과 눈물을 흘린 대가였다.

인프라가 부족한 종목의 국가대표가 되는 과정은 순조롭지 않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컬링 대표팀 선수들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맏언니' 신미성은 자녀를 둔 아이엄마다. 성신여대 체육학과에 재학 중에 교내 동아리를 통해 컬링을 실제로 접한 그는 실업팀도 없던 시절 컬링에 대한 꿈을 계속 키워갔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도 7년 동안 출산을 하지 못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아이를 낳게 되면 아무래도 팀 운동에 참가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팀 선발 직전 첫 딸 아이를 출산한 신미성은 현재 아이를 처가에 맡기고 소치에서 세계 강국들과 경쟁하고 있다.

외모 탓에 누리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비는 고교 시절까지 뛰던 컬링팀이 해체되면서 꿈을 접었던 선수다.

그는 생계를 위해 어린이집 교사로 생계를 이어가다 대표팀 정영섭 감독(57)의 권유로 다시 스톤을 잡고 올림픽에 나섰다.

또 주장 김지선은 2007년 중국으로 컬링 유학을 떠났을 때 만난 중국 국가대표 쉬샤오밍과 지난해 5월 결혼한 '신혼'이다. 올림픽을 위해 신혼여행도 미뤘다.

쉬샤오밍도 이번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올림픽이 국가 간 경쟁이다 보니 부부라도 혹시나 모를 전략 누출을 막기 위해 생이별을 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오는 14일(발렌타인데이)에 중국 대표팀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김지선의 남편 쉬샤오밍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놓여있다.


◇ '헐','워'가 뭐야?...'알쏭달쏭'한 경기방식도 '흥미' 요소

주로 '속도'를 중시하는 동계올림픽 종목과 달리 컬링은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종목이다. 그래서 컬링은 얼음위의 체스로 불리운다.

이에 경기 도중 고함을 치고 머리 등 신체부위를 만지며 사인을 주고 받는다. 이 같은 다이내믹한 동작들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선수들은 길이가 42m나 되는 경기장 안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이 같은 동작을 사용한다.

경기 도중 '헐'이라고 들리는 것은 브러시로 빨리 빗질을 하라는 의미다. 스톤이 느리면 스피드를 올려주기 위해 사용한다. '허리'(hurry)를 간략하게 줄인 말이다.

선수들이 '워'라고 외치는 것은 스톤의 속도가 빠르니 브러시로 쓸지 말고 브러시를 들라는 의미의 '업'(up)의 반복되는 말이다. 실제로는 흔히 말을 세울때 들리는 '워, 워' 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하우스 안에 상대 국가의 스톤을 밀어내거나 앞을 가로막기 위한 전술을 위해 선수들은 경기 도중 계속 고함과 사인을 주고 받는다.

◇참가국 중 최하위, 그래도 목표는 '메달'
한국 컬링 대표팀은 이번 소치 대회에 참가한 10개국 중 세계랭킹이 가장 낮다. 즉 10위다.

이런 경우라면 흔히 메달권 진입 보다는 경험쌓기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국 대표팀은 '깜짝 메달'을 노린다. 우리나라의 세계랭킹의 낮지만 최근 물오른 기량으로 세계적인 강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 스웨덴과 홈팀 캐나다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 신화를 쓴 바 있다.

이후 2013년 9월 중국오픈 결승에서 다시 캐나다를 꺾고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의 맹주로 올라섰다.

한국 대표팀은 이 같은 상승세를 일본과의 첫 예선전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은 일본은 12-7로 가볍게 제압하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비록 세계랭킹 4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6-8로 패했지만 모든 국가가 서로 맞대결을 펼치는 라운드 로빈 방식이라 아직 여유가 있다.

풀리그를 진행한 후 상위 4개 팀은 4강에 진출, 메달색을 놓고 다툰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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