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번호까지 다 털렸다"…정보유출 조회 결과 '충격'

금융당국 긴급회의 돌입...후속대책 논의
12년만에 카드사 영업정지 나오나

본문 이미지 -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캡쳐 화면© News1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캡쳐 화면© News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카드사 고객정보유출 사고로 빠져나간 정보에 개인의 카드번호에서부터 신용등급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실상 모든 개인정보가 모조리 불법 수집된 것이다.

18일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 홈페이지의 조회서비스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한 결과 고객의 성명을 포함한 총 17여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카드사에서는 카드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긴급실무진 회의를 열고 후속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해당 금융사의 경영진을 비롯한 책임자 문책과 해당 카드사의 영업정지까지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번호에 신용등급까지...모조리 털렸다

이번 고객정보유출 사고로 불법수집된 정보의 규모가 예상 밖에 방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사 홈페이지의 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성명,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직장전화번호, 자택전화번호, 주민번호, 직장주소, 자택주소, 직장정보, 결혼여부, 자가용보유여부, 카드이용실적금액, 결제계좌, 결제일, 신용한도금액, 신용등급 등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카드사에서는 카드번호까지 유출 정보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카드발급을 위해 고객이 기입했던 정보가 거의 모두 유출된 것으로, 카드 비밀번호와 CVC값 등 고객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정보만 노출이 안된 것이다.

당초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에서 언급됐던 유출 항목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자 고객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자신의 고객정보 유출을 확인한 한 카드사 고객은 "카드번호 유출 안돼서 다행이라고 하더니 정말 카드번호만 빼고 다 털렸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고객은 "롯데카드와 NH농협카드에서는 카드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나왔다"며 "재발급 받는다고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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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경제부 공용 데스크

◇12년만에 카드사 영업정지 나오나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자 금융감독원도 이날 최종구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출근해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카드사 검사 업무를 주관하는 금감원 여신전문검사실도 긴급 내부회의를 갖고 후속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감원은 후속대책 마련과 함께 해당 카드사에 대한 제제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억명이 넘는 사상 초유의 고객정보유출 사고에 이미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수차례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라 최종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 14일 열린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관련 긴급간담회'에서 "수사당국의 법적조치 외에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제재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법상 허용가능한 최고한도의 행정제재 부과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당회사는 물론 CEO를 포함한 업무관련자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금감원 특별점검이 실시되는 KB국민카드 본사를 방문해 "이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고객들의 불안감이 매우 큰 상태"라며 "앞으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경우 해당 금융회사는 더이상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사고 카드사의 CEO 해임권고와 영업정지 등 최고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100만건의 고객정보가 대출중개업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진 NH농협카드의 경우 손경익 NH카드 분사장(농협은행 부행장)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KB국민카드의 경우 현직인 심재오 사장이 아닌 유출사고가 발생할 당시 책임자였던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카드는 박상훈 사장이 징계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 업계에서는 해당 카드사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이후 12년만에 카드사에 영업정지가 내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02년 3월 삼성카드와 LG카드에 불법 영업을 이유로 2개월간 영업 정지를 내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고객피해 보상방안과 후속 정보보호대책 등을 논의 중에 있다"며 "카드사 징계는 검찰수사와 금감원 특별점검이 끝난 다음에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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