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은 오늘도 일본의 사과를 기다립니다

© News1 한재호 기자

</figure>강일출 할머니가 광복 68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일본군 '위안부' 제도 피해자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마당에 앉아 있다. 고(故) 이용녀 할머니의 추모행사가 끝난터라 더 적막하기만 하다.

아직까지 일본 정부는 '위안부' 제도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사과가 없다. 이제 세상에는 57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생존해 계신다. 강 할머니는 흉상이 되어버린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정부의 공식사과를 영원히 기다릴 작정이다.

20년이 넘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수요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외쳤던 할머니의 외침에 대해 이제 일본 정부는 답해야한다.

강 할머니는 경북 상주의 '곶감집 막내딸로'로 태어나 14세 때 중국 지린의 위안소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꽃다운 나이에 그녀가 겪은 가혹한 삶을 우리가 공감해 줄 수 있을까?

할머니는 사진 촬영을 마치고 흉상들 사이를 걸어나오며 말씀하셨다. "끌려갈 때와 처음으로 일본인에게 당했을 당시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우리가 용기를 내야하는 이유는 후세대들에게 이어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할머니들이 먼저 떠난 분들의 흉상 옆에서 사진 찍기를 꺼렸다. 설득 끝에 강일출 할머니가 웃으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할머니는 하얀 새 옷을 꺼내 입고 카메라 앞에서 "내가 웃어야 친구들도 마음이 편할꺼야"라고 말씀하셨다.

강 할머니는 오늘도 흉상들 사이에서 아무도 공감할 수 없는 그들만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할머니는 꿈속에서라도 14살 경북 상주의 곶감집 막내딸로 돌아가고 싶다.

사진기자는 지난 2004년 대학생 신분으로 처음 나눔의 집을 찾아 할머니들을 만났다. 그때만해도 할머니들이 카메라앞에서 포즈를 취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상처가 너무 커서 마음을 여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친구들과 주말마다 여행가듯 나눔의 집을 찾아 청소도 하고 말동무도 해드리면서 할머니들이 카메라앞에서 서게됐다.

언제부터인가 할머니들이 한분 두분 세상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할머니들을 카메라에 남기기 시작했다. 이번 광복절 사진기록도 그렇게 이뤄진 것이다. 전날부터 나눔의 집을 찾아 할머니들의 안부를 여쭈었다.

촬영당일에는 4500 캘빈 데이라이트 조명 두 개로 할머니의 미소를 비추었다. 짧은 미소가 번질 때 하루종일 기다리던 1/250초의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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