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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스캔들의 재구성...도처에 의문 투성이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3-05-10 05:04 송고 | 2013-05-10 05:54 최종수정
청와대는 10일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9일(현지시간) LA 프레스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며 이유에 대해 "윤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 대변인이 이번 방미기간 중 성추행에 연루됐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브리핑을 하고 있는 윤 대변인의 모습. 2013.5.10/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미국을 방문중인 대통령을 수행하던 청와대 대변인이 현지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게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의 회담, 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등 초대형급 외교 행사들이 즐비했던 기간 전후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어떤 행적을 보이며 성추문 파문을 일으켰는지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들을 바탕으로 윤 전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건을 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재구성했다.

◇5일 오후. 뉴욕으로 출국

윤창중 전 대변인 5월 5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미국 방문 첫 기착지인 뉴욕에 도착했다.
6일 백악관에서의 한미정상회담 등을 위해 워싱턴DC로 이동한 윤 전 대변인은 다음날인 7일 오전 현지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한 한미정상회담 사전 브리핑을 실시했다.

◇7일 밤. 사건 발생

정상회담이 끝난 7일 밤 '사단'이 났다.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 숙소 인근 한 호텔의 술집(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신다.

이 호텔은 박 대통령의 워싱턴에서의 속소였던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서 걸어서 갈수 있는 거리이며, 박 대통령 방미일정 취재차 함께 이동한 청와대 기자단이 묵었던 호텔에서도 차량으로 10분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매체 보도와 전언들을 종합하면 여성 인턴의 일처리에 화를 낸 윤 전 대변인은 이날 밤 9시 30분께 해당 직원과 운전기사를 데리고 술을 마셨다.

사건이 알려진 계기가 된 미국내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 'MISSY USA'에 게시된 글과 보도된 내용들을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윤 전 대변인이 여직원의 몸을 만지자 여직원은 항의했고, 이에 대해 윤씨가 욕설과 폭행을 가했다.

또 여직원이 윤 전 대변인의 호텔방으로 올라간 경위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여직원은 자료를 가져오라는 윤 전 대변인의 요구로 마지못해 호텔방으로 올라가 속옷차림의 윤 전 대변인을 봤다는 입장인 반면 윤 전 대변인은 여직원이 주장하는 정황을 부인하고 있다.

여직원측은 윤 전 대변인이 호텔바에서 술을 마시면서 1차로 자신의 몸을 더듬었고, 호텔방으로 올라간 뒤 전화를 걸어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직원이 방으로 가지 않자 윤 전 대변인은 전화로 욕설을 퍼부었고, 여직원이 마지 못해 방으로 올라가자 윤 전 대변인은 속옷 바람이었고, 이에 여직원은 호텔방을 나와 미국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여직원측 주장의 요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호텔바에서 술을 마신 후 일단 헤어졌다가 새벽 6시께 윤 대변인이 여직원에게 자료를 갖고 방으로 오라고 했고 방에 갔더니 윤 대변인이 샤워를 하고 있어서 방밖으로 나왔으나 다시 들어오라는 윤 대변인의 말에 들어갔더니 거의 벗은 차림이어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7일 저녁 호텔 바에서 운전기사, 여직원 등 술을 마신 건 사실이나 여직원과는 손이 닿지 못할 정도로 상당히 떨어져 앉아 물리적으로 추행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직원은 8일 오전 6시께 자신의 짐을 가져가기 위해서 왔을 뿐이고, 속옷차림인 것은 샤워한 직후여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윤 전 대변인은 서류 심부름를 자주하는 여직원에게 호텔방 키를 맡겼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새벽. 현지경찰, 사건 접수

피해 여직원은 사건이 발생한 3시간여 뒤인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사건 종료시간은 7일 밤 10시이며, 8일 오후 12시 30분에 전화로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돼 있지만, 여직원이 사건을 신고한 시간을 감안하면 8일 새벽 0시 30분일 여지가 크다.

경찰은 외교관 비자가 아닌 외교사절 비자를 제시하는 윤씨를 일단 풀어주면서 호텔에 머물고 있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신고 접수에는 윤씨가 여직원의 엉덩이를 만졌다(grab)는 진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일 오전. 윤창중 행방 묘연

8일 오전 박 대통령은 미국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했다. 윤 대변인 입장에선 경찰에 피의자로 신고접수된 날의 아침이다.

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로 방미단 모두가 분주했을 이 시간 윤 대변인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 경찰은 주미 한국 대사관에 윤씨에 대한 신병확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 대사관이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윤 전 대변인이 현지 경찰의 조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의 묵었던 숙소에 윤 전 대변인의 일부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던 점을 보면 그가 경찰조사가 본격화하기 전에 황급하게 움직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때문에 그가 미 대사관의 '암묵적인 배려'를 받고 경찰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 서둘러 출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사이 윤 전 대변인이 경찰조사를 간단하게 받고, 외교사절단 신분을 이용해 잠시 풀려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불명확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주변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미국시민권자인 인턴과의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경찰까지 출동하자 제반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판단, 조사를 받더라도 한국에서 받겠다는 생각으로 귀국을 서둘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한국 보도진의 질문에 워싱턴 경찰 관계자는 "56세의 남성 용의자에 대한 성추행 범죄신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8일 오후 1시 30분. 미국 출국 줄행랑(?)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후 낮 1시 30분 워싱턴 댈러스공항에서 대항항공편으로 서울로 출방해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귀국 비행기 티켓은 400여만원 상당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했으며, 자신의 신용카드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들어온 윤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았지만, 청와대 경내에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9일 새벽 6시

'MISSY USA'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중 대변인이 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글을 쓴 사람은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며 "이 피해자는 행사 시간 중 인턴을 했던 교포 여학생"이라고 밝혔다.

◇9일 오전 11시

박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중이던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미 기자단의 숙소인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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