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개혁개방 이후 40년 지속됐던 ‘중국 붐’ 결국 끝났다”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개혁개방 이후 중국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 인프라 투자였다. 그러나 그 부분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붐'이 끝났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인프라 투자는 중국 경제 발전의 ‘전가의 보도’였다.
그러나 이제 인프라가 거의 건설됐다. 특히 아파트는 너무 많이 건설돼 유령 아파트가 나올 지경이다. 중국 서남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아파트 5분의 1이 비어 있으며, 이는 약 1억3000만 채에 달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의 성장동력이었던 부동산 경기가 식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위기는 이 같은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중국명 헝다)가 미국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 가든(중국명 벽계원)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는 등 중국 부동산 시장은 개혁개방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미국과 패권전쟁으로 경제 여러 부분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더뎌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경제 위기 전문인 컬럼비아 대학 역사학과 교수 아담 투즈는 "우리는 경제 역사상 가장 극적이었던 중국 경제의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4% 미만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런던에 있는 리서치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019년 5% 대였던 중국의 성장률이 3%대로 줄어들 것이며, 2030년에는 2%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속도라면 중국은 2020년 시진핑 주석이 설정한 2035년까지 경제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또 미국을 영원히 추월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도 있다. 일본은 부둥산 버블이 붕괴함에 따라 지난 1990년대 약 10여년 간 초장기 침체를 맞이해야 했었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인구도 줄고 있어 일본과 같이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 경제의 약화는 시진핑 주석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는 지지를 만회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는 더 공격적이 돼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다.
과도한 인프라 투자는 정부를 빚더미에 올려놓았다. 국제결제 은행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3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200%보다 더 높은 것이다.
정부의 빚이 쌓이자 공격적인 인프라 건설에 나서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시작됐다. 중국 발전의 세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1978년 중국은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40여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그런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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