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 패배 후 첫 의총서 반성·단합 강조

박지원 원내대표 사퇴에 "무책임하다"는 반응도…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상임고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2012.12.21/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figure>18대 대선 패배 이후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민주통합당은 일부 계파를 향한 책임론을 제기하기 보다는 반성과 단합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의총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오늘부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또 "우리 127명 의원들 모두가 책임을 느껴야 하고 그걸 계기로 해서 혁신의 길로 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민주당의 존재는 참으로 위태로워 질 것"이라며 성찰과 반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오께 기자들과 만나 "패배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함께 오늘은 (책임론 등을) 얘기하지 말고 서로 보듬고 가자는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총선 때 백서를 만들지 않아 (이번에) 같은 실수를 범했지 않느냐'며 백서를 만들어 당이 반성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계파 책임론 얘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도 나온다. 선거를 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지만 친노(친노무현) 세력 책임론에 대해서는 "친노 비노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번째 자유토론 발언자로 나선 정청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서로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자고 말했다"며 "당이 낮은 자세로 단결하고 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변재일 의원은 "4.11 총선 이후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총선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이같은 평가를 대외비로 보관하고 있다가 당 대선후보 제주 경선 때 이해찬 당시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이 대표는 '연구원의 평가대로 민주당이 가야한다'고 말했지만 선대위 체제로 넘어가며 이것이 사장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대선이 당 중심으로 치러진 것인지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우리가 대선에서 얻은 48%, 1469만표만 보고 있으면 민주당은 끝이다"라며 "대선 패배를 제대로 평가하고 왜 국민들이 민주당을 싫어하나를 분석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의 사퇴로 당분간 원내상황을 책임지게 될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의 원내 지휘를 이달 안에 끝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헌·당규상 1개월 내로 선출해야 할 원내대표단을 굳이 이 기간을 채운 뒤 꾸릴 것이 아니라 속히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2012.12.21/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figure>반성과 성찰 이외에도 이날 의총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사퇴가 무책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챙겨야 할 원내상황이 많고 당의 중심이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며 박 원내대표에게 임기를 마치라는 발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다른 참석자 역시 "대체적으로 박 원내대표의 사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이지만 일부에서 잦은 지도부 교체가 당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 상황 수습을 위해 새로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기 전 박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게 문제라는 이같은 지적은 강창일, 한정애, 서영교 의원 등의 발언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날 의총에서는 내년 1월께로 예상된 전당대회를 천천히 개최하자는 의견과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논의는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전해졌다.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포럼 참석을 위해 먼저 의총장을 떠난 이낙연 의원은 "전당대회를 서두르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비대위와 관련해서는 "일부 의원은 비대위 활동 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비대위의 역할이라고 말하면서 비대위의 역할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선 김진표, 정청래, 최민희, 홍의락, 이석현, 한정애, 강창일, 김성곤, 서영교, 김영록, 이원욱, 주승용, 변재일 의원 순으로 자유 토론을 이어나갔다.

점심식사를 위해 낮 12시께 정회된 의총은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cunjam@news1.kr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