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7월 재보선, 5곳 현상유지만 해도 잘한 것"
"기본적으로 어려운 선거…5석 지키는 것도 벅차"
"역대 재보선 경선 사례 드물어…이번 전략공천은 역대 최소"
-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김현 서미선 기자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2014.7.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3일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 "사실 냉정하게 보면 우리가 (차지하고) 있던 5곳만 현상유지해도 저희는 잘하는 선거"라며 "휴가철이어서 총선 때보다 투표율이 낮을 7·30 재보선 때는 (5석을) 지키는 것도 사실 벅찬 것"이라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우리가 갖고 있던 의석은 5개고, 새누리당은 9개로 그 지형이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우리에겐) 어려운 선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차지하고 있던 곳들은 여전히 다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면서 "항상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 새누리당은 엄살을 피운다. 이번 같으면 '과반 확보도 어렵다. 1곳만 확실하고 14곳은 진다'고 해놓고 성적이 그보다 좋으면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그 다음부터 국정운영을 독단으로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야당은 '이길 수 있고, 굉장히 많이 이긴다'라고 기대치를 높여놓고 실제로 이겼는데 '그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스스로 벌을 준다. 그건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 1석이라도 더 빼앗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등에 대한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역대 재보선을 전부 조사해 보면 대부분 전략공천이었고 경선하는 사례는 굉장히 드물다"면서 "저희는 이번에 15곳 중 14곳에 후보를 냈는데 그 중 7곳은 경선을 하고 2곳은 단수공천했고 5곳을 전략공천했다. 비율로 따지면 역대 전략공천(비율이) 최하위 정도로 했다. 그게 팩트"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공천에 들어가기 전에 최고위에서 '우리 당의 중진분들은 어려운 곳에서 헌신하시고, 상대적으로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곳에선 신진들에게 기회를 주며 우리 당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그 전엔 선당후사라고 짧게 표현했다"고 상기시키며 "그 말에 모든 게 함축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회담을 제안한다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제 만나기만 하는 걸로 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뭔가 그걸로 해서 한 단계 더 진전돼야 하지 않느냐"며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힘들다. 선거 후 정식으로 제안을 받으면 그 때 서로 판단하고 협의해 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또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지난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꼽은 뒤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게 세월호 참사로 증명됐다고 본다"며 "소통은 혼자서 명령을 내리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뽑아내 국정운영을 한다는 것 아니냐. 창조경제란 것도 큰 방향에서 맞다고 보지만, 수직적으로 명령을 내리면 창조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복지 정책과 관련해 박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공약했지만,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하나 만들지 못하는 게 저는 이해가 안 된다"면서 "이미 말은 많이 했다. 새로운 정책 전에 이미 했던 것이라도 지켜 만들어나가고 합의해 가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거론, "여당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야 정부여당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7월16일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그 다음으로 넘어간다. 8월 (휴회) 핑계로 넘어가고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대 담론도 좋은데 당장 눈앞에 있는 것도 해나가야 그게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공동대표는 '국가개조'라는 표현에 대해 '구호정치'로 규정, "'따라오라'는 식의 개념은 부적절하다. '금모으기 운동'처럼 전 국민이 구국의 일념으로 가슴 뜨겁게 참여하는 운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범한지 네 달이 돼 가는 새정치연합에 대해선 "지금은 미래·대안세력서 국민이 아직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말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어 미완의 상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거치고 난 다음엔 본격적으로 원래 통합을 하고자 했던 초심, 통합에 대해 국민들께서 기대하셨던 부분에 대해서 이제는 말이 아니라 제대로 실천으로 옮기는 게 당에서 해야 할 숙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 조기 전대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지금은 7·30 선거를 잘 치르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대선후보 지지도 순위가 밀리고 있다'는 물음엔 "그것은 제 고려사항이 아니다. 제게 주어진 일, '제가 정치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국민들의 그 당시의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밖에 없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