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WHO 대북제재 면제 요청 승인…'국립실험실' 마련"

'개풍양묘장' 지원사업도 면제 1년 연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2024.04.18.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질병예방 장비를 북한에 반입할 수 있도록 대북제재를 면제해달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8일 보도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8월 29일 자 서한에 따르면 이번에 제재 면제를 받은 물품은 세포 배양 장비인 CO2 인큐베이터 1대와 탈이온화 기계 1대, 벤치탑 원심분리기 1대, 유전자 증폭기 1대 등 모두 57개로 구입 가격은 4만 2200여 달러에 달한다.

WHO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병(VPD)을 통제하고 예방하기 위한 실험실 장비 반입과 주민들에 대한 양질의 질병 진단 및 관리 제공을 위한 '국립실험실' 마련 목적으로 지난달 20일 제재위에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

WHO는 제재 면제 물품들은 북한 내 중앙 및 도급 보건 시설 실험실에서만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물품들이 남포항·신의주항으로 이송될 예정이지만 출발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물품 이송 예정 날짜는 내년 2월 1일이라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위는 이번 WHO의 제재 면제 기간을 12개월로 지정했다. 따라서 물품은 내년 8월 29일까지 북한에 반입할 수 있다.

대북제재위는 아울러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KSM)에 대한 제재 면제 기간을 연장했다고 공지했다.

대북제재위의 지난달 22일 자 서한에 따르면 2019년 12월 2일 승인한 북한의 '개풍양묘장' 지원사업에 필요한 물품 반입에 대한 제재 면제는 오는 2025년 8월 21일까지로 연장됐다. 제재위는 북한의 국경 폐쇄 조치가 장기화한 상황을 고려해 내린 조치라고 설명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제재 면제 승인 연장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서 KSM은 지난 2019년 12월 2일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내 산림 복구와 인근 주민들의 식량 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양묘온실, 양묘기자재 등 물품 152개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지만 코로나19와 남북관계 경색으로 물품을 반입하지 못하고 매해 면제 승인을 연장하고 있다.

개풍양묘장 지원사업은 2007년 9∙13 남북합의서 체결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황해북도 개성시 개풍동 일원에 면적 9ha, 연간 150만 본의 묘목을 생산할 수 있는 산림녹화 사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