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여의도 한양' 재건축, 전열 재정비한다…"전체회의 소집"
KB신탁, 26일 회의 열고 서울시 지적 사항 보완키로
포스코이앤씨 vs 현대건설 2파전 효력은 '유지'
- 전준우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서울시 제동으로 재건축 사업 진행이 중단된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6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에 동의한 토지 등 소유자 전체 회의를 열 계획이다.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 선정 추진 과정 중 위법 사항을 발견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한 지 두 달여만이다.
회의 안건은 총 7개로, 이중 롯데쇼핑 토지 등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서울시가 "사업시행자의 권한이 없는 부지를 사업 면적에 포함했다"고 지적한 부분으로, 매입을 통해 정비구역에 포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탁 방식의 재건축으로, 사업 시행은 조합이 아닌 KB신탁이다.
지난 9월 말 진행된 입찰 공고에서 '여의도 재건축 1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대형 건설사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000720) 2파전으로 과열 양상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에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시가 사업시행자인 KB신탁의 위법 사항을 발견해 시정 조치에 나서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서울시가 시정한 내용을 보면 사업시행자인 KB신탁이 시공사를 선정하며 권한이 없는 단지 내 한양상가 부지를 사업 면적에 포함한 점이 문제가 됐다.
1485㎡ 규모의 한양상가는 롯데쇼핑이 단일 소유주로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는 KB신탁을 재건축 사업 시행자로 선정하는데 동의하지 않아 사업 부지에서 빠졌다.
그런데도 KB신탁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면서 동의를 받지 못한 상가를 구역에 포함했고, 서울시가 이를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이밖에 정비계획이 확정 고시되기 전에 시공사 입찰을 공고한 사실도 지적 대상이 됐다.
이후 두 달여간 시공사 입찰 자체가 무효인지 명확한 판단이 나오지 않아 건설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신탁사나 서울시가 확실히 정리해 앞선 입찰 자체가 무효인지 방향을 정해줘야 할 것 같다"며 "10월29일로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취소된 이후 계획에 대해 전혀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신탁사가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신탁사가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향후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냐"며 "서울시가 먼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은 없고, 신탁사의 재건축사업 시행 과정을 보며 위법 사항이 없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고 말했다.
KB신탁은 서울시가 지적한 사항을 보완한 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26일 회의에서 롯데쇼핑 부지를 매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뒤 정비계획 확정 고시 후 시공사 선정 총회 일정을 잡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유주들이 롯데쇼핑 부지 매입에 반대할 경우 정비계획을 수정해 다시 입안 절차를 밟아야 해 사업이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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