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3대 요구'에…용산 "입장 없다" 불편한 기류
재보선 결과에 "4대개혁 흔들림 없이…부족한 부분 바꿀 것"
'김여사 활동중단·인적쇄신' 요구 언급 피하며 간접 입장 내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17일 재보궐선거 결과에 관해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 통화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치러진 10·16 재보궐선거에서 여야는 기초단체장 4곳 중 2곳씩을 나눠 가졌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곡성·영광 군수 선거에서 승리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단일 후보인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큰 이변 없이 '텃밭'을 모두 가져오게 돼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언급한 것은 만족할 선거는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선거 과정에서는 여야 모두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서 비롯된 김건희 여사 문제를 쟁점화하며 대통령실이 타격을 받았으며, 결과 측면에서는 서울시교육감을 야권에 내준 탓이다.
조희연 전 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교사 특혜채용 문제로 직을 상실하며 실시된 서울시교육감을 여권이 가져오지 못한 것은 용산으로서도 뼈아픈 대목이다.
4대 개혁과제 중 한 축인 교육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유·초·중·고 등 84만 명에 달하는 학생을 관할하는 서울시교육감 자리 탈환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늘봄학교 추진을 할 때도 서울 지역이 가장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터라 용산에서도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주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권 실정으로 벌어진 선거인데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선택을 못 받은 것"이라며 "당연히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김 여사 문제에 관한 입장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곧바로 대통령실을 향해 인적 쇄신과 김 여사 활동중단, 의혹 해소 협조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곧이어 검찰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 요구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했지만, 재보궐선거에 관한 메시지로 입장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는 풀이다.
당장 다음 주 초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이 계획돼 있지만 한 대표가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포문을 열면서 다시 윤-한 충돌 전운이 감지되고 있다.
한 대표가 검찰 수사에 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언급한 터라 불기소 결정을 계기로 용산을 향한 공격 수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대통령실이 국민 뜻과 변화 의지를 나타낸 것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영부인에 관한 비판 목소리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통령실은 영부인을 보좌할 조직인 제2부속실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거 민의를 통해 파악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겠다"고 재보궐선거 입장에 관해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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