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비판' 언급 홈피 글 작성자가 직접 삭제"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특정 글이 올라와서 조회 수가 많았는데, 그 글을 쓴 정씨가 오늘 아침 일찍 '(해당 글의) 삭제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면서 "그런데 청와대 홈페이지에 쓴 글은 작성자 본인만 삭제할 수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 관리자가 정씨에게 '글 삭제를 원한다면 실명인증 거친 후 직접 삭제하면 된다'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국정홍보비서관실의 소영호 행정관도 "정씨가 오늘 오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신이 쓴 글을 삭제해 달라고 했고, 청와대 자동응답(ARS) 민원 전화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삭제를 요청해왔다"면서 "그러나 자유게시판 운영정책상 게시물은 해당 글을 작성한 본인만 삭제할 수 있어서 이메일과 (게시물) '댓글'을 통해 이를 안내해줬고, 그렇게 해서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씨는 27일 오전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내 국민소통광장 자유게시판에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당국의 대응 태도를 비판하면서 특히 박 대통령을 겨냥,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 책임을 지지 않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고 밝혔었다.

정씨의 글은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켜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으로 조회 수 49만여건에 공감 클릭 수 2만6000건, 댓글 1000여건을 기록했었다. 때문에 이날 낮 12시 현재까지도 청와대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은 정씨의 글을 읽기 위한 네티즌들의 접속 시도가 폭주하면서 게시판 사용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소 행정관은 "평소엔 하루 7000~8000명 정도가 청와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데, (정씨의 글이 올라온 이후) 방문자 수가 그 2~3배로 늘었고, 오늘은 그보다 많은 상황"이라면서 "현재 홈페이지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글을 쓴 정씨는 청와대에 대통령 하야를 언급한 자신의 글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내가 쓴 글은 아니고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이라며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다. 파란을 일으킨 점 죄송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해당 글을 봤냐'는 질문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