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송전탑도 철거 착수…남북 단절·공단 재개발(종합2보)

24일부터 북한 군인들 경의선 일대 송전선 정리 모습 포착
통일부 "불법적 재산권 침해 반드시 중단해야"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지역. 남북을 잇는 도로와 경의선 선로가 개성으로 연결돼 있다. 2018.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최소망 기자 = 북한이 과거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이 건설해 준 경의선 일대 송전탑들의 송전선을 정리하는 등 철거 작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추진 중인 남북관계 단절 조치의 일환이자 개성공단을 자체적으로 가동하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북의 경의선 일대에 북한군 수 명이 투입돼 송전탑과 송전탑을 잇는 송전선을 제거하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자산에 포착됐다. 아직 송전탑까지 철거하진 않은 상태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MDL 이북에 있는 첫 번째 송전탑에서 선을 잘랐고 북한 쪽에 있는 전선을 거둔 것"이라며 "북쪽으로 난 전선을 자를지는 더 지켜봐야 된다"라고 말했다.

철탑 형태인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달 15일 폭파한 경의선 구간에서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수백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한전KPS는 2007년 1월 총 16㎞ 구간에 모두 48기의 송전탑을 완공했는데, 그중 15기가 북측에 있다. 경기도 파주의 문산변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개성의 평화변전소가 받아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으로 같은해 2월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2018년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함께 송전을 하다가 2020년 6월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부턴 전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현재 진행 중인 송전선 정리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송전탑을 해체·철거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이 아직) 송전탑을 건들진 않았지만 추후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남북관계 단절 물리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버리고 남북이 '두 국가'로 제각기 살아갈 것을 선언한 뒤 물리적 단절 조치를 해오고 있다.

경의선·동해선 도로 인근에서 불모지 작업과 지뢰 매설, 침목·레일 및 가로등 철거, 열차 보관소 해체 등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됐고, 지난 3월에는 동해선 도로 펜스를 철거, 4월엔 경의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하면서 육로 연결도로의 불능화 조치를 이어갔다.

이 실장은 북한이 전선을 군사적으로 재활용할 가능성에 대해 "전선이니깐 구리가 많을 것"이라며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는 더 지켜봐야 되는데, 그거는 남측에서 설치해 준 재산으로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반드시 중단돼야 하고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을 상대로 관련 소송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협의해 나가겠지만, 구체적으로 방향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