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당 지도부에 "김태우 뛸 수 있게"
2022년 지선 전 당 지도부에 통화…1주 뒤 강서구청장 단수 공천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에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뛸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JTBC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2022년 4월 당 핵심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김태우 후보를 뛸 수 있게 하면 경쟁력이 있어서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구청장은 당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았다. 김 전 구청장 공천 발표는 윤 대통령 통화 약 일주일 뒤였다고 JTBC는 보도했다.
당시 통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박성중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관련 사항을 지시했다. 서울시당위원장에게는 구청장 후보를 정하는 공천관리위원 임명권이 있었다.
핵심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이 '이미 박성중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김태우를 살펴보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공천 당시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2021년 1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기존에 떨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출마하면 민주당만 좋은 일이다. 그렇게는 안 되게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핵심 관계자는 이 발언을 듣고 김 전 구청장에게 경선을 통한 공천이 아닌 단수 공천을 해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JTBC에 말했다.
김 전 구청장은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받고 강서구청장직 직위를 상실했다. 이후 2023년 광복절 사면을 통해 본인의 구청장직 상실로 선거를 치르는 2023년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했지만,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도당 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대통령에게 읍소해서 대통령이 저에게 특정 시장 공천을 어떻게 해달라고 하신 적도 있고, 서울의 어떤 구청장 공천은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게 좋지 않냐'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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