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극체제'로 향하는 민주…"다양한 목소리 있어야" 지적도

당직 인선 이어 원내대표 박찬대 단독 출마…의장도 명심 쟁탈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승리를 계기로 이재명 일극 체제로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투톱 체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찐명(찐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의원은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단독 출마했는데, 오는 3일 치러질 찬반투표에서 과반 득표하면 원내 사령탑에 오른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 후 빠르게 당직자 인선을 통해 친명 지도부 체제를 만들었다.

당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전북 지역 의원 중 처음으로 이 대표를 공개 지지한 3선 김윤덕 의원을 필두로, 이 대표의 '정책 멘토'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장에 앉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총선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동력을 형성하고 신진 인사들에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당직 개편은 이 대표의 남은 임기 동안 한순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총선 민심에서 드러난 개혁 과제를 민주당이 제1당으로서 힘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선"이라고 강조했다.

당직자 인선에 더해 원내대표,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명심' 경쟁이 불붙었다.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6선의 조정식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5선의 정성호 의원, 우원식 의원 등이 모두 친명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이 대표의 연임론도 불붙었다.

이에 당내 민주주의 차원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 이후 친명 일색 지도부가 갖춰질 것으로 보이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다른 의견이 있어도 내세울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지난달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당이 흘러가도 아무 소리 못 하는, 아무 소리 안 하는 것은 일사불란이 아니다"라며 "집권을 위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바른 말이 나와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서 추출이 돼야지 그냥 명심이 나다라며 명심팔이 하면 민심이 어디로 가느냐"며 "우리는 민심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명으로 분류, 이번 당직 인선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전날(30일) '원내대표가 아니라 원내 총무 아니냐'는 지적에 "당내 다양성은 당연히 존중돼야 하지만 원내대표와 대표가 따로 있어 이견을 보일 때가 있다"면서도 "조직적 관점에서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찬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강력한 리더십을 기초로 똘똘 뭉쳐 대한민국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책임 있는 야당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양한 목소리보다 단합된 목소리, 단결된 행동력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