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후 첫 영수회담…"인사 합의하면 대성공…정례화도 필요"

尹-李 만남에 전문가들 긍정 평가…"만남 자체가 큰 변화"
총리 인준·채상병 특검법 등 논의 예상…"자주 만나야"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후 3시 30분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22년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왼쪽.대통령실 제공)과 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2024.4.19/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번째 영수회담이 사실상 성사됐다. 총선 이후 국정기조 변화에 나선 윤 대통령이 제안했고,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국무총리 등 인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대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례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19일) 이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의 통화는 4~5분간 진행됐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다음 주 영수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 역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다.

영수회담이 성사된다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마주 앉게 된다. 영수회담은 총선 참패 이후 국정쇄신을 요구받은 윤 대통령에게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수회담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협치를 한다고 했다.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서로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이것을 푸는 데 1차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윤 대통령의 큰 변화"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논의할 안건으로는 국무총리 등 인사문제를 예상했다. 국무총리는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야당의 동의 없이는 임명이 불가능하다.

신 교수는 "윤 대통령이 인재풀을 넓히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야당에 추천을 요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협치 방식에 있어서 첫 번째는 인사"라고 말했다. 양 전 교수는 "(만남 전까지) 총리 인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총리 인준에 대한 합의만 만들어도 대성공이다. 다만 합의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현안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했고, 이 대표는 이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협조를 직접 요청했다. 지 교수는 "채 상병 사건은 수사외압 의혹이 있기 때문에 (여권이) 과감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에서 최소한 협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신 교수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면서도 "자주 만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협치하겠다는 원칙적 합의를 도출하는 만남, 나아가 만남을 정례화하는 것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