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에 코인, 과제 산적한데…다시 거리로 나서는 민주당

日 오염수 시찰단 방일 하루 앞두고 대규모 집회 참석
李 리더십 타격 속 당 내 잡음…핵심지지층 이탈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강타한 가상자산(암호화폐), 돈 봉투 의혹이 쉽사리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20일 서울 시청광장을 찾아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의 21일 파견에 맞춘 일정이라지만, 당내에선 장외보다는 당 내부의 리스크 극복이 선결 과제란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서울·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리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한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일 굴욕외교가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마저 일본에 퍼주겠다는 망국적 오판,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바로잡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집회 참석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최근 암호화폐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과 이를 둔 여론 악화를 의식해 공동 주최에서 이름을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시민단체 주최 행사에 민주당은 참석 의지를 내비친 것일 뿐"이라면서도 "최근 김 의원의 코인 논란과 돈 봉투 등 악재를 의식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참석 대상에 이 대표와 지도부,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역위원회 당원 등이 명시된 공문을 보냈지만 '개별 참석'으로 재공지했다.

이로 인해 당 안팎에선 당내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7일 SNS를 통해 "온갖 부정부패 비리 혐의로 도덕 상실증에 걸린 민주당이 백억 코인 게이트를 물타기 하려고 급기야 장외투쟁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벌써 세 번째 거리 투쟁"이라며 "김남국 호위무사를 자처한 이 대표가 도덕성 파탄의 위기에 몰리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코인 논란, 돈 봉투 검찰 수사 등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면서 급하게 참석 여부 등을 수정한 것 같다"며 "이슈가 나올 때마다 급하게 동원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기 위한 규탄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3월 장외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7일 직접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를 결정했고, 돈 봉투 의혹 관련 의원들도 자진 탈당함에 따라, 민주당은 당분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로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호남, 2030 청년 등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과 국면 전환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파견, 전세사기특별법 등 정부·여당을 전방위적으로 비판했다.

ddakbom@news1.kr